[박근혜 前대통령 구속 이후]일부 변호사들 “유영하론 어렵다”
박지만도 나서 고위법관 출신 물색… 상당수는 정치적 부담에 수임 꺼려
박근혜 前대통령이 유영하 고집땐 재편 무산
박근혜 전 대통령(65) 변호인단이 지난달 31일 박 전 대통령 구속 수감 이후 내부 갈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검찰 수사와 법원 영장실질심사에서 변론을 주도한 유영하 변호사(55) 중심의 변호인단으로는 앞으로 이어질 박 전 대통령 재판에 제대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변호인단 내부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다.
2일 박 전 대통령 측 일부 변호사들이 재판에 대비해 고위 법관 출신 전관 변호사를 물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대형 법무법인 또는 서울 서초동 법조타운에서 개인 변호사로 활동 중인 법원장 이상 고위 법관 출신 변호사들을 접촉하고 있다. 유 변호사를 대신해 재판에서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원로 법조인을 찾고 있는 것이다.
변호인단 안팎에서 “유 변호사가 대응을 잘 못하는 바람에 박 전 대통령이 구속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유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이 검찰과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대면조사에 응하는 데 반대했고,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에 출석하는 것도 반대했다고 한다. 최재경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55) 등 검찰 고위직 출신 변호사들이 변호인단에 합류하지 않은 배경엔 유 변호사가 변호인단을 좌지우지하는 것을 수용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박 전 대통령 측근들 사이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유 변호사 말만 듣다가 사태를 그르쳤다”는 얘기가 나왔다.
박 전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EG 회장(59)도 박 전 대통령을 위한 변호인 선임에 나섰다. 박 회장은 검찰 수사에 참여한 기존 변호인단 9명 가운데 일부 변호사를 중심으로 팀을 꾸리고, 이들을 도울 법원 고위직 출신 변호사를 찾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새 변호인단 구성에 난관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수의 대형 법무법인들은 이미 국정 농단 사건에서 박 전 대통령의 강요로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을 했다고 주장하는 대기업 총수 등을 변호하고 있다. 이 법무법인들은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박 전 대통령 변론을 맡을 수 없는 상황이다. 또 관련 사건을 수임하지 않은 법무법인이나 변호사들 상당수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박 전 대통령 변론을 맡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다. 사건을 맡았다가 ‘친박(친박근혜)’ 꼬리표가 붙으면 차기 정부에서 사건 수임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만약 박 전 대통령이 끝까지 유 변호사가 주도하는 변론을 고집할 경우 변호인단 재편 시도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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