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65·구속 기소)과 최순실 씨(61·구속 기소)가 나란히 서는 서울 서초동 법원종합청사 제417호 형사대법정은 과거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등 정·재계 거물들이 재판을 받았던 장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23일 오전 10시 서울법원종합청사 417호 대법정에서 박 전 대통령과 최 씨, 뇌물공여 혐의로 기소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첫 정식재판을 진행한다.
박 전 대통령은 피고인 신분으로 법정에 서는 세 번째 전직 대통령이다. 앞서 12·12사태 및 비자금 사건으로 기소된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이 417호 법정에서 피고인석에 섰다.
두 전직 대통령뿐 아니라 이건희 회장, 정몽구 회장, 최태원 SK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등 재벌 총수들이 이곳에서 재판을 받았다.
故 김영삼 전 대통령 차남 김현철 국민대 특임교수, 이명박 전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전 국회의원 역시 이곳에서 재판을 받았다. 故 최규하 전 대통령도 증인으로 출석한 사례가 있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서는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 정호성 전 대통령비서관,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 최순실 씨 조카 장시호 씨 재판도 이 법정에서 열렸다. 또 박 전 대통령과 최 씨 측에 400억 원대의 뇌물을 건넨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재판도 417호 법정에서 진행되고 있다.
문화예술계 지원배제 명단(블랙리스트) 작성과 실행을 지시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이 법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417호 법정은 150석 규모로 대법원 대법정과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을 제외하면 전국 법원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3층 높이 천장에 화려한 샹들리에가 매달려 있고, 방청객 출입문부터 법관 출입문까지 길이가 약 30m, 법대 너비가 약 10m에 달한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아마 큰 법정을 고른 것 같다”며 “재판 관련자들이 워낙 많고 또 초기에 언론에 공개되고 하기 때문에 가장 많은 사람들이 들어올 수 있는 대법정을 고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