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태섭 “박근혜 사건 병합 거부 미스터리, 최순실과 인간적 관계 때문?”

사진=채널A 캡처

변호사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은 23일 박근혜 전 대통령(65·구속 기소)과 최순실 씨(61·구속 기소) 양측이 사건 병합을 거부하는 것에 대해 “오히려 피고인 측에서 병합을 해달라고 요청을 해야 하는 상황인데 정말 미스터리”라고 말했다.

금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박 전 대통령이) ‘최 씨가 개인적으로 비리를 저지른 것’이라는 얘기를 하기엔 입장이 곤란해서 그런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삼성 등 대기업에서 592억 원대 뇌물을 받거나 요구·약속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박 전 대통령 측은 지난 16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기소한 최 씨의 뇌물 사건과 분리해서 심리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최 씨와의 공모 관계 등 공소사실 일체를 부인하는 상황에서 두 사건을 병합해 심리할 경우 재판부가 유죄 편견을 가질 수 있다는 것. 최 씨 사건이 이미 진행 중인데 박 전 대통령 사건을 병합할 경우 방어권이 침해된다는 주장도 폈다. 최 씨 측 역시 방어권 침해 등을 이유로 사건 병합을 거부했다.

금 의원은 “일반적인 상식으로 변호사의 입장에서 생각할 때 병합이 오히려 피고인들에게 유리하다”며 “만약 최 씨 재판에서 어떤 증인이 유죄 얘기를 하거나 혹은 최 씨가 그런 얘기를 하면 전략상 같이 있다가 즉석에서 적극적으로 반박을 해야만 오히려 유죄를 막을 수가 있고 피고인한테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도 어느 정도는 인정한 공무상 비밀 누설 같은 경우, 왜 자신이 대통령으로서 이런 정보를 줬는지 명확하게 본인이 말한 적이 한 번도 없다”며 “그런 얘기를 하기가 인간적으로나 감정적으로 불편해서 그런 것이 아닌가, 어떻게 보면 소송 전략적 입장보다도 개인적인 관계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이 드는데 정말 이해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히려 피고인 측에서 병합을 해달라고 요청을 해야 되는데 (병합을 거부하는 건)정말 미스터리”라며 “박 전 대통령 측에서는 ‘최 씨 개인적인 비리다’라는 얘기를 최 씨 앞에서 차마 못해서 그런 건가 그런 추측까지 든다”고 거듭 말했다.

금 의원은 두 사건이 거의 100% 병합될 거라며 “뇌물죄를 입증하기가 어려운 건 사실이지만 무죄가 나오려면 피고인 측에서 설득력 있는 스토리를 마련해야 한다. 왜 어떻게 해서 이런 돈을 받게 됐는지, 또 삼성으로 하여금 정유라 씨에게 왜 이렇게까지 특혜를 주게 얘기를 했는지 등에 대해서 박 전 대통령 측에서 나름의 설득력이 있는 스토리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무죄를 받기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검에서 나름대로 철저히 수사를 했기 때문에 충분히 유죄 판결을 받을 거라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