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靑문건 토대로 개입여부 조사… 원세훈 前국정원장도 26일 소환
“MB정부 비판인사, 국정원이 비방”
국정원TF, 심리전 조사결과 발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 1심 재판에서 일부 무죄를 선고받고 집행유예로 풀려난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51)이 또다시 검찰 수사선상에 올랐다. 검찰은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가 전국경제인연합회 등에 보수단체 10여 곳을 지원하도록 요구한 ‘화이트리스트’ 사건과 관련해 조 전 장관을 출국 금지했다.
25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양석조)는 올 7월 청와대에서 발견된 이른바 ‘캐비닛 문건’을 토대로 조 전 장관이 화이트리스트 사건에 개입했는지 조사 중이다. 검찰은 블랙리스트 사건 보강 수사를 하면서 조 전 장관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렀다. 하지만 조 전 장관은 불응했다. 검찰 관계자는 “조 전 장관은 블랙리스트 관련 의혹만 있는 게 아니다. 다른 사건에서는 반드시 참고인 신분이 아닐 수도 있다”며 “곧 검찰에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화이트리스트 사건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뜻이다.
조 전 장관은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으로 재직 당시 블랙리스트의 작성과 실행에 개입한 혐의(직권남용) 등으로 올해 1월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구속됐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7월 조 전 장관에 대해 국회 위증 혐의만 유죄로 인정하고 블랙리스트 관련 혐의는 무죄로 판단해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날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전담수사팀은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원의 국내 정보 수집 업무를 총괄했던 추명호 전 국정원 8국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추 전 국장은 2011년 11월 국정원에서 일명 ‘박원순 서울시장 제압 문건’의 작성에 개입한 혐의다. 추 전 국장은 정상적 보고 계통을 거치지 않고 우병우 전 대통령민정수석(50)에게 국정원이 수집한 정보를 ‘비선 보고’한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은 또 원세훈 전 국정원장(66·구속 수감)을 26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원 전 원장은 이명박(MB) 정부에서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국정원의 민간인 댓글부대, 일명 ‘사이버 외곽팀’의 활동비로 유용한 혐의(횡령 등)와 문화, 연예계에서 좌파 성향 인사들을 축출하려 한 혐의(직권남용)를 받고 있다.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는 ‘정치인·교수 등 MB 정부 비판세력 제압활동’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원 전 원장이 국정원 심리전단을 확대해 MB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 연예계 인사와 정치인, 교수들을 비판하는 활동을 벌였다고 지적했다.
위원회에 따르면 심리전단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다음 달인 2009년 6월 ‘정치권의 盧 자살 악용 비판 사이버 심리전 지속 전개’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작성했다. 또 현 대통령민정수석인 조국 서울대 교수에 대해서는 2011년 1월 트위터에 “교수라는 양의 탈을 쓰고 체제 변혁을 노력하는 대한민국의 늑대”라는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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