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변내용 맞춰 보고시간 조작 의혹… 檢,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배당할듯
당시 靑실무자 소환 사실 확인 계획
박근혜 정부 청와대가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이 최초 보고를 받은 시간과 위기관리 지침을 사후 조작했다는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 핵심은 ‘왜 조작했는지’와 ‘누가 지시했는지’를 밝히는 것이다.
15일 국회 운영위원회 속기록에 따르면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78·구속 기소)은 2014년 7월 7일 대통령비서실 업무보고에서 ‘누가, 언제쯤 대통령에게 세월호 참사 관련 첫 보고를 했느냐’는 질문에 “오전 10시 안보실…”이라며 흐릿하게 답변을 했다. 이에 배석했던 김규현 전 국가안보실 1차장(64)이 “대통령에게 최초로 문서로 오전 10시경 안보실장이 보고를 드렸다”고 답했다.
그로부터 3개월 뒤인 2014년 10월 28일 국회 운영위 대통령비서실 국정감사에서도 김 전 실장은 “(대통령이) 오전 10시에 서면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청와대가 12일 공개한 보고서 사본에 따르면 세월호 참사 당일인 2014년 4월 16일 청와대 위기관리센터가 박근혜 전 대통령(65·구속 기소)에게 최초 상황보고를 한 시점은 오전 10시보다 30분 빠른 오전 9시 30분이었다. 하지만 6개월 뒤인 같은 해 10월 23일자 보고서에서는 최초 보고 시점이 오전 10시로 돼 있다.
김영한 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2016년 8월 사망)이 작성한 업무수첩에는 세월호 참사 보고 시점 관련 내용이 나온다. 2014년 7월 8일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메모에는 “長(장), 청와대 보고, 그 과정의 혼선. 정부가 변명 ×”라고 적혀 있다. 박 전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에 대해 보고를 받은 시간과 체계를 외부에 밝힐 때 혼선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김 전 실장의 지시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해 10월 28일자 메모에는 “長(장), (세월호) 7시간 전면 복원”이라고 쓰여 있다.
검찰은 청와대가 수사 의뢰한 보고서 조작 의혹 사건을 국정 농단 사건 수사 및 재판을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3차장 산하 특별수사부에 배당할 가능성이 높다. 검찰은 당시 청와대 실무자들을 소환해 구체적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필요할 경우 박 전 대통령과 김 전 실장도 조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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