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65·구속 기소)의 변론을 맡을 국선변호인 5명이 결정됐다. 이에 따라 이르면 2, 3주 후에는 박 전 대통령 재판이 재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서울중앙지법 사건을 담당하는 국선변호인 가운데 법조 경력과 국선변호 경력, 본인의 희망 여부 등을 감안해 5명의 국선변호인을 직권으로 선정했다고 25일 밝혔다. 법원은 “향후 재판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며 박 전 대통령 사건을 수행할 국선변호인들의 구체적 신상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국민적 관심이 워낙 큰 사건인 까닭에 새로 선임된 국선변호인들에 대해 ‘신상 털기’ 등 인신공격이 벌어질 수 있고 재판에 대해 불필요한 오해나 억측이 생겨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법원이 피고인 한 사람에게 5명이나 되는 국선변호인을 붙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세월호 선원 재판에서는 국선변호인 6명이 지정됐지만 당시는 피고인이 다수였다.
박 전 대통령 재판은 사건 구조가 복잡하고 검토해야 할 각종 기록 분량이 방대한 까닭에 사건을 맡겠다는 국선변호인이 거의 없었다고 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높은 점과, 박 전 대통령이 사선 변호인을 다시 선임하면 자칫 ‘들러리’ 역할만 하게 될 수 있다는 우려도 국선변호인들에게는 부담이 됐다. 이 때문에 법원은 별도 사무실과 보조 인력을 지원하고 기존에 맡고 있던 사건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조건 등을 내건 끝에 5명의 국선변호인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지정된 국선변호인들은 곧바로 재판 준비에 착수했다. 12만 쪽에 이르는 사건기록을 복사해 읽고 변론을 준비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박 전 대통령은 앞서 법정 발언 등으로 볼 때 국선변호인들의 변호인 접견 요청을 거부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새 국선변호인들은 사건기록에만 의존해 재판을 준비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법원 안팎에서는 박 전 대통령의 재판이 11월 중순 이후 다시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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