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4월 내부보고서 작성… 당시 국정원장인 남재준에 보고
‘드러나면 국정원도 존폐 위기’… TF 만들어 조직적 은폐 정황
박근혜 전 대통령(65·구속 기소) 취임 직후 국가정보원이 2012년 대선 당시 불거진 ‘국정원 댓글 사건’에 대해 ‘사건을 어떻게 대처하는지에 따라 정권의 명운이 걸렸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박근혜 정부 첫 국정원장인 남재준 전 원장(73·구속)에게 이런 보고가 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은 최근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로부터 2013년 국정원 감찰실이 주도해 만든 이른바 ‘댓글 수사 대책 보고서’를 넘겨받았다. 적폐청산 TF는 이 보고서를 국정원 메인 서버에서 확보했다고 한다. 보고서가 작성된 시점은 2013년 4월경으로 알려졌다. 당시 검찰의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를 방해한 혐의로 구속된 장호중 전 부산지검장(50)이 국정원 파견 근무를 시작했다.
보고서에는 국정원이 자체적으로 파악한 댓글 활동 현황과 검찰 수사 대처방안 등이 담겨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외부에 진상이 드러나면 국정원 역시 존폐 위기에 내몰릴 수 있다’는 분석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국정원이 실제 보고서 내용대로 댓글 활동 전말이 드러나는 것을 막기 위해 ‘현안 TF’를 만드는 등 조직적인 은폐 작업을 벌인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남 전 원장이 검찰의 수사를 방해하는 행위를 승인 내지 지시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양석조)는 국정원 특수활동비 청와대 상납 사건 조사를 위해 박근혜 정부의 국정원장 3명 중 구속을 면한 이병호 전 원장(77)을 재소환 조사했다. 이 전 원장은 서울중앙지검 청사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 답변을 하지 않았다. 검찰은 이 전 원장이 구속영장 실질심사에서 특활비 상납 배경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이 ‘하던 대로 계속 해달라’고 했다”고 진술한 내용의 구체적인 경위를 집중 조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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