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재준 6억-이병기 8억, 朴 前대통령에 상납”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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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특활비’ 건낸 혐의 구속기소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빼돌려 청와대에 상납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공여 등)로 남재준 전 국정원장(73·구속)과 이병기 전 국정원장(70·구속)이 재판에 넘겨졌다.

5일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양석조)에 따르면 남 전 원장은 2013년 5월∼2014년 4월 자신의 1년 치 특활비 40억 원 가운데 매달 5000만 원씩 총 6억 원을 이재만 전 대통령총무비서관(51·구속 기소)을 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65·구속 기소)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국정원장 비서실장 박모 씨는 돈을 이 전 비서관에게 전달하면서 파견 근무를 하던 국정원 직원을 만나는 것처럼 위장하는 등 몰래 청와대 경내를 드나든 것으로 드러났다.

남 전 원장은 대기업을 압박해 경찰 퇴직자 모임인 대한민국재향경우회에 25억 원을 지원하게 한 혐의(국정원법 위반 및 강요)도 받고 있다.


이 전 원장은 2014년 7월∼2015년 2월 남 전 원장이 상납한 금액의 두 배인 월 1억 원씩 총 8억 원을 상납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이 전 원장의 지시를 받은 이헌수 전 국정원 기획조정실장(64)은 청와대 인근 골목길에 주차된 안봉근 전 대통령국정홍보비서관(51·구속 기소)의 차량 안에서 안 전 비서관에게 현금을 건네는 등 은밀한 전달 방법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안 전 비서관이 받은 돈이 이 전 비서관을 거쳐 박 전 대통령에게 전달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앞서 법원이 구속영장을 기각한 이병호 전 국정원장(77)은 이날 기소하지 않았다. 검찰은 이병호 전 원장이 청와대에 특활비 25억여 원을 상납하고 총선 여론조사 비용 5억 원을 제공한 혐의에 대한 관련자 조사를 마무리한 뒤 이병호 전 원장을 기소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이병기, 이병호 전 원장이 현기환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58·구속 기소)과 조윤선 전 정무수석(51), 신동철 전 정무비서관(56·구속 기소)에게 매달 300만∼500만 원씩의 특활비를 건넨 혐의를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향후 이에 대한 처리 방침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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