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어떤 상황이 오든 갈라진 국민들의 마음을 모아 지금의 혼란을 조속히 극복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
박근혜 대통령이 전날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최종변론에 제출한 서면 진술의 마지막 단락. 28일 정치권에선 이 한 문장의 진의를 두고 설왕설래하면서 미묘한 파문이 일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거듭 일축했던 ‘하야설’이 다시 거론됐다. 만약 탄핵심판이 기각된다면 ‘국민 통합’을 명분으로 ‘명예로운 퇴진’을 선택할 수도 있다는 것으로 풀이됐기 때문이다. 이미 박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대국민 담화에서 “여야 정치권이 논의해 국정의 혼란과 공백을 최소화하고 안정되게 정권을 이양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 주시면 그 일정과 법 절차에 따라 물러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 대통령 측은 “대통령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언급한 원론적인 이야기”라며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며 ‘하야설’을 다시 일축했다. 탄핵이 인용되든, 기각되든 승복하겠다는 뜻을 밝힌 수사(修辭)였다는 것이다.
한 친박 핵심 의원은 “만약 탄핵심판이 기각된다면 국정 혼란을 수습해야 한다는 뜻일 뿐, 박 대통령의 하야 가능성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이) 정치적 도의적 잘못에 대해 용서를 구한 뒤 개헌 등 정치 개혁 또는 경제 개혁 어젠다를 던져 국민 통합을 이끌어 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탄핵이 기각되더라도 국정을 운영할 동력을 끌어내기 어렵다는 점에서 ‘하야설’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날 박 대통령은 법률 대리인단을 만나 탄핵심판 최종변론 결과를 보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 측은 “헌재 탄핵심판 절차를 존중하면서 차분하게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다만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6일 수사 결과를 공식 발표하는 것과 관련해선 “헌재의 탄핵심판 결정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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