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 교과서를 반대하는 모든 세력을 모으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역사 국정 교과서를 ‘거짓말 교과서’로 규정하고 박근혜 정부와의 정면대결을 시사한 것이다.
이에 맞서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는 국회 정상화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맞불’을 놓았다. 국회 일정을 보이콧하고 있는 야당과 다르게 ‘민생 정당’으로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이다. 국정화 확정 고시 이후 여야의 대치가 더욱 첨예해지고 있다.
○ 새정치연합, 원내외 병행 투쟁
문 대표는 이날 대국민 담화문에서 “역사 교과서 국정화 고시 강행은 획일적이며 전체주의적인 발상이자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이라며 ‘국민 불복종 운동’을 제안했다. 이어 “다른 정당과 정파, 학계와 시민사회가 함께하는 강력한 연대의 틀을 논의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국정화금지법’ 제정과 헌법소원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문 대표는 여권의 ‘민생 공세’를 의식한 듯 “우리 당은 민생경제를 살리면서 역사 국정 교과서를 저지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시민단체가 주축이 된 공동투쟁기구를 통해 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운동을 하면서 다음 주부터 예결위에 참여해 예산안 심의 등을 할 계획이다. 원내외 투쟁을 병행하는 ‘투 트랙’ 전략이다. 문 대표 측 관계자는 “국정화 반대는 장기전이어서 내년 총선까지 여론을 이어가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문 대표와 날을 세워 온 안철수 박영선 의원도 “지금이라도 (국정화를) 철회하고 경제 민생 살리기에 전념해 달라”며 국정화 반대에 한목소리를 냈다. 다만 안 의원은 문 대표의 국회 농성 방식에 대해선 “당이 전면에 나서 국정화 반대를 주장하면 정쟁화돼 문제를 푸는 좋은 방법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한편 문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신의 지역(부산 사상구)위원장을 사퇴했다. 배재정 의원이 직무대행으로 임명됐다.
○ 새누리, “무단결근 국민이 용서하지 않을 것”
새누리당은 새정치연합의 국정화 반대를 “반(反)민생 국론분열의 선전포고”라고 맞받았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국회의원의 직장은 국회인데 (야당 의원들이) 직장에 출근하지 않고 있다”며 “무단결근을 계속할 경우 고용주인 국민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원 원내대표는 문 대표의 ‘국민 불복종 발언’을 두고 “나라를 도탄으로 몰아가겠다는 반민주적인 행태이자 시대착오적인 후진적 정치선동”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은 이날 5대 노동개혁 입법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민생 현안 챙기기에 나섰다. 원 원내대표는 노동개혁 5대 입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관광진흥법 등 경제 활성화 법안 등을 시급히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야당을 압박했다. 원 원내대표는 “국민 우선 원칙에 따라 단독으로 (본회의 개최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야당을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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