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부터 중고교에서 쓰일 국정 역사 교과서에서 5·16은 ‘군사정변’으로 유지되고, 건국절 논란은 ‘대한민국 수립’으로 정리된다.
교육부는 10일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정 역사 교과서 집필 기준의 기본적인 내용을 보고했다. 국사편찬위원회는 12일경 집필 기준을 최종 마무리한 뒤 15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중학교 역사 교과서와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의 집필 기준은 모두 국편이 9월 공청회에서 발표한 시안의 골격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일과 독재 미화, 압축성장 등 역사관에 따라 이견이 큰 부분에 대해서는 집필 기준을 강화하되, 기존 교과서에서 쓰인 개념 용어들은 크게 바꾸지 않기로 했다. 앞서 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찬반 논란이 일 당시 좌파 진영에서는 “정부가 5·16을 ‘혁명’으로 바꾸고,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절’로 만들기 위해 국정화를 강행하려 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그러나 국편 관계자는 “5·16은 이미 군사정변으로 법적, 사회적 정리가 돼 있으므로 이를 혁명으로 바꾸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집필 기준 시안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라는 용어를 쓴 반면 이번 집필 기준은 ‘대한민국 수립’을 교과서에 쓰도록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이는 1948년 8월 15일을 건국절로 인정한다는 취지가 아니라 북한에 대한 기술과 형평성을 맞추는 차원에서 표현을 다듬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집필 기준의 분량 자체는 크게 늘어나지 않는다. 기존 집필 기준은 편찬 기준을 대략적으로만 서술하는 대강화(大綱化) 원칙 때문에 편향성 논란을 키웠다는 지적을 받았다. 고교 한국사 교과서의 경우 400쪽의 교과서를 만들기 위한 집필 기준이 A4 용지로 16쪽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새로운 집필 기준은 분량이 대폭 늘어나고 상세한 편찬 기준이 담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국편은 쟁점이 되는 사안 위주로만 집필 기준을 구체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교육부는 47명의 역사 교과서 집필진 가운데 경제학자, 정치학자, 헌법학자, 군사학자가 한 명씩 포함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역사 교과서 분량 가운데 40%를 차지하는 근현대사 집필에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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