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판결과 국회의 요구로 교육부가 25일 공개한 ‘국정 역사 교과서 편찬기준’은 논란을 부를 대목들이 적잖다.
특히 1948년을 ‘대한민국 수립’이라고 표현(본보 10월 28일자 A1면 참조)한 건 보수 교육계의 반발도 부를 것으로 보인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관계자는 “28일 공개될 현장 검토본에 (뉴라이트 진영이 주장하는) 해당 표현이 있다면 국정 교과서를 반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장의 80∼90%가 한국교총 회원이다. 만약 교육부가 학교에 국정과 검정 교과서 중 선택권을 준다면 교학사 사태처럼 국정 교과서가 사장될 수도 있다.
편찬기준에는 “대한민국이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정신과 법통을 계승했음을 서술한다”면서도 “광복 이후 북조선 임시 인민위원회 설치 등 북한의 정권 수립 움직임이 대한민국 수립보다 먼저 있었음에 유의한다”고 해 ‘1948년 대한민국 수립’을 뒷받침했다.
박정희 정권과 관련된 자유민주주의와 경제성장 부분에선 “경제성장 과정을 경제개발 계획 등을 중심으로 서술하고, 농업국가에서 수출 주도형 경공업 산업을 거쳐 중화학 공업 및 정보통신·지식산업 중심으로 산업 개편을 추진한 결과 오늘날 우리나라가 세계적 경제 대국으로 도약한 사실을 서술한다”고 밝혔다.
또 “자유민주주의가 장기 집권 등에 따른 독재화로 시련을 겪었으나 민주화운동 등을 통해 극복했으며 국민의 기본권이 점진적으로 확대됐음에 유의한다”, “대한민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독립한 국가 중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룩한 대표적인 국가임에 유의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균형성 문제를 감안한 듯 “역대 정부를 서술할 경우에는 주관적 평가를 배제하고 그 공과를 균형 있게 다루도록 유의한다”고 했다. 5·16군사정변, 유신체제 등의 표현도 썼다.
6·25전쟁이 남북 모두에 책임이 있다고 했던 검정 교과서와 달리 국정 교과서는 “북한의 불법 기습 남침으로 일어났다”고 명확히 했다. 또 “북한의 3대 세습 체제를 비판하고 핵 문제, 인권 문제, 북한 이탈주민 문제 등 최근 북한 동향의 심각성에 대해 서술하며 천안함 피격 사건, 연평도 포격 도발 사건 등 북한의 군사 도발과 그에 따른 피해상을 기술한다”고 밝혔다. 편찬기준은 총 60쪽 분량으로 △역사과 편찬기준 총론 △중학교 역사 편찬기준 △고등학교 한국사 편찬기준으로 나뉘어 있고, 성취 기준별로 편찬 방향과 유의점을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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