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공개된 국정 역사교과서 집필진은 현직 대학교수(13명)와 중고교 교사(7명) 등 총 31명으로 구성됐다.
교육부는 이날 필진을 공개하면서 “균형성과 전문성을 고려해 공모와 초빙을 통해 학계 전문가들로 구성했다”고 강조했다. 필진 구성의 핵심기준으로 특정 이념에 치우치지 않는 ‘중립성’과 전공별 권위자라는 ‘전문성’을 든 것이다.
그러나 학계는 일부 필진들이 뉴라이트 혹은 보수 성향의 인사라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현대사 집필을 맡은 나종남 육군사관학교 군사사학과 교수와 김명섭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세계사 분야의 이주영 건국대 명예교수는 ‘건국사관’을 주장한 뉴라이트 계열의 현대사학회 회원들이다. 식민지 근대화론을 주장한 낙성대 경제연구소 소장인 김낙년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대경제사를 담당했다. 현대사를 집필한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지난달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님을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라는 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려 논란을 일으켰다.
또 학계를 떠난 지 10년 이상씩 된 원로 교수가 많다는 지적도 나왔다. 대표 집필진인 신형식 이화여대 명예교수, 박용운 고려대 명예교수 등은 모두 70대다. 일부 필진은 통사(通史)를 다뤄야 하는 역사교과서의 집필 성격과 맞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한 고대사 전공 교수는 “고대사 집필자 4명 가운데 한 명은 해양교류사를 전공해 고대사 전체를 조망하는 필자로 보기는 힘들다”고 했다.
특히 근현대사의 경우 역사학자들의 집단 보이콧으로 사회과학자 위주로만 필진이 구성돼 역사적 맥락을 담는 데 한계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현대사 분야는 집필진 전원이 법학자(1명) 정치학자(2명) 경제학자(2명) 군사사학자(1명)로만 채워졌다. 근대사 분야도 이를 전공한 현직 교수는 3명 중 한 명뿐이다.
국정교과서 집필 총괄기관인 국사편찬위원회(국편) 출신이 필진에 9명이나 포함돼 ‘김정배 사단’ 얘기도 나온다. 전현직 국편 출신은 최성락 이재범 고혜령 손승철 이상태 한상도 이민원 유호열 정경희 씨 등 9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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