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정부가 공개한 중고교 국정 역사 교과서 현장 검토본을 두고 여야의 반응은 엇갈렸다. 새누리당은 “각 정권의 공과 및 주요 역사적 쟁점을 균형 잡힌 시각으로 서술했다”고 평가한 반면 야권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부정했고 친일과 독재를 미화했다”며 즉각 폐기를 주장하고 나섰다.
새누리당 염동열 수석대변인은 “역사 교과서와 관련된 이념 논쟁 및 편향성 논란은 2002년 검정제 도입부터 지속됐다”며 “이번 현장 검토본이 다양한 의견 수렴을 거쳐 학생들의 균형 잡힌 역사관 확립에 도움을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야권은 강력 반발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친일 및 독재 미화 국정교과서는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퇴장해야 한다”며 “피의자인 대통령이 졸속으로 밀어붙여 윤리적 정당성마저 상실한 교과서”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이날 유은혜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국정교과서저지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기로 했다.
광복회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현장 검토본을 살펴보고 실망감과 수치심, 분노의 마음을 가눌 길이 없다. 안중근 윤봉길 의사 등 선열들 보기가 두렵고 부끄러울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1948년을 ‘대한민국 수립’으로 기술한 것은 ‘3·1운동으로 수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는 현행 헌법정신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이라며 “1919년을 부정하는 건 반교육적인 작태로 과거 군부독재시대 때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역시 “교육 현장 여론과 배치되는 역사 교과서는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바른사회시민회의, 자유경제원 등 보수 단체들은 신중한 태도를 취한 채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국민적 반감이 큰 상황에서 의견 표명을 하는 것이 자칫 최순실 게이트 파문과 관련 있는 정부를 비호하는 것으로 비칠 것을 우려해서다.
대부분의 시민과 누리꾼들은 “피의자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추진한 교과서라는 것만으로 이미 윤리적 정당성을 상실했다” “친일과 우편향적 서술을 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이 됐다” “이런 시국에 국정 교과서 강행해야 하나” 등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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