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 시계 1년 앞으로]문제됐던 체포동의안 자동폐기
작년 국회법 개정해 조항 삭제… “아예 헌법에서도 지워야” 목소리
7공화국 개헌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국회의원 특권으로 지적돼온 불체포특권과 면책특권을 폐지하느냐다. 국회법을 개정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의견과 헌법 조항 자체를 삭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 개헌 논의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헌법 44조는 국회의원은 회기 중 국회의 동의 없이 체포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1948년 제헌헌법부터 의원 불체포특권은 포함됐다. 행정부와 사법부가 입법부를 탄압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하지만 불체포특권이 정권의 야당 탄압을 막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개인 비리를 저지른 국회의원들의 방패막이 역할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19대 국회에선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송광호 전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부결됐고,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신계륜 김재윤 전 의원의 구속을 막기 위해 당시 야당이 ‘방탄용’ 임시국회 소집을 요구한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결국 여야는 지난해 12월 국회법을 개정해 체포동의안 자동폐기 조항을 삭제했다. 체포동의안이 본회의에 보고된 뒤 72시간 안에 표결하지 않으면 폐기된다는 조항을 다음 본회의에 무조건 상정해 표결하도록 고친 것이다. 하지만 개헌을 통해 불체포특권 조항 자체를 삭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만만치 않다. 이번 대선에선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불체포특권과 면책특권 폐지를 개헌 공약으로 내걸었다.
13일 정세균 국회의장은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개헌에서 검토는 해볼 수 있겠지만 현재 (국회)법 개정으로 치유가 됐다”며 불체포특권 폐지에 부정적 뜻을 내비쳤다.
면책특권을 두고도 허위사실을 통한 명예훼손이나 모욕을 제외하고 현행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정 의장은 이날 “면책특권은 의정활동을 자유롭게 하려면 필요한 것 아니냐는 게 중론인 것 같다”고 했다.
일각에선 국회의원들이 자신의 목에 방울을 달겠느냐는 회의적 시각이 있다. 반면 자신의 특권은 내려놓지 않으면서 행정부의 권한을 제약하려 하면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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