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태섭 의원 공소장 입수…‘가이드라인 공포’ 제시
靑 요청에 좌파단체 국고보조금 막는 방안도 수립
이명박정부 시절 정보경찰이 방송인 김제동씨를 비롯한 이른바 ‘좌파 연예인’들의 동향을 파악하고 이를 견제·제어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박근혜정부 시절엔 청와대 요청에 따라 경찰·검찰·법원을 동원해 좌파단체가 국고보조금을 받는 일을 막는 방안을 수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부터 입수한 강신명 전 경찰청장 등의 공소장에 따르면 강 전 청장이 경찰청 정보국장이던 2012년 10월 정보경찰은 ‘소셜테이너 활동, 정부 부담으로 작용 우려’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작성해 청와대 정무수석실에 전달했다.
보고서에는 이외수 작가가 트위터를 통해 투표시간 연장을 요구한다거나 방송인 김제동씨가 40개 대학을 순회하는 토크콘서트를 진행하며 대선투표를 독려한다는 동향파악 내용이 꼼꼼히 담겼다.
방송인 김미화씨가 실천연대 주최 대담회 ‘우리는 왜 유신의 부활을 반대하는가-박정희 정권에 빼앗긴 아버지, 남겨진 이들이 말한다’의 사회를 진행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정보경찰은 보고서에서 “소셜테이너들의 이념편향적 활동에 대한 비판도 증가하나 트위터 팔로워가 꾸준히 증가, 여전히 여론 형성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고, 야권후보 지지활동의 일환으로 정부 비난 여론을 조성할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조치 고려사항’으로 “대선에 임박해 소셜테이너들의 선거 관련 활동을 규제하려고 하면 선거개입 논란이 우려되므로 미리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공포하자”는 대책을 제안하기도 했다.
박근혜정부가 들어선 이후인 2014년에는 ‘국고보조금 지급, 선정심사-심사절차 강화긴요’라는 정책자료를 작성해 청와대 정무수석실에 전달했다.
이는 같은 해 4월 청와대 치안비서관실 행정관으로부터 “좌파단체에 국고보조금이 편중돼 있는 실태를 파악하고 대응방안을 검토한 문서를 작성해달라. 청와대에서 관심이 아주 크다. 경찰청의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다”는 취지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
정보경찰은 국가보조금이 불법시위를 주최하거나 주도한 단체에게 지급돼 범(凡)좌파단체의 주요 자금원이 되고 있고, 보조금 심사과정에서도 심사위원 구성이 지자체장 등에게 일임돼 좌편향 단체장에게 우호적인 단체에 보조금이 편중된다고 평가했다.
‘조치 고려사항’으로 언론을 통해 보조금 부정·부당사용 실체를 환기하고, 통제 필요성을 강조하는 등 정부반대·비판 세력을 대상으로 한 보조금 지급에 부정적 여론을 형성하자고 제언했다.
아울러 경찰·검찰·법원이 ‘불법시위 단체 및 관련 구속자 현황’ 을 적극 공유하면서 ‘반정부 활동인사·단체 관련 기초자료 확보’에도 노력해 좌파단체 현황 자료를 축적하자고도 했다.
특히 ‘붙임 문서’에 ‘서울시의 좌파단체에 대한 보조금 지급 현황’이라는 제목으로 서울시(박원순 서울시장)에서 진보성향단체에 지급한 보조금 내역을 분석하면서 해당 단체의 활동 상황을 정리한 정책자료를 작성하기도 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검사 김성훈)는 지난 3일 공직선거법 위반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강 전 경찰청장을 구속기소하고 이철성 전 경찰청장과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 전·현직 경찰·청와대 관계자 7명을 불구속기소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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