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억 횡령·탈세’ MB처남댁, 1심 집행유예…“회사 사유화”

  • 뉴시스
  • 입력 2020년 1월 10일 11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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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억원대 횡령·탈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명박 전 대통령 처남의 부인 권영미(62)씨가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부장판사 소병석)는 10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권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8000만원을 선고했다. 또 양벌규정으로 기소된 다스 협력업체 금강에는 벌금 3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권씨가 역할 없이 대표이사·감사직을 맡으며 허위 보수를 지급받았다며 횡령 혐의는 유죄로 판단했지만, 특가법상 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는 상당수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홍은프레닝에서 권씨를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그 보수를 지급했지만, 정상적인 의사결정이 이뤄졌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가 확인 안 된다”며 “권씨에게 급여를 지급한 게 필요성이나 정당성 있는 행위라고 보기 어렵고, 지급액수도 합리적 수준을 벗어나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권씨를 대표이사로 등재한 건 회사의 필요성에 의해서라기보다 급여를 지급하기 위한 방편으로 판단된다”면서 “권씨는 급여를 지급받고 싶다고 말하는 등 단순히 편승해서 이익을 취득했다기보다 적극 가담해서 공동정범 형식으로 취득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권씨가 금강 감사직을 허위로 등재해 급여를 지급받은 것 역시 횡령죄에 해당한다고 봤다. 또 개인기사 급여를 금강에서 지급하게 한 행위도 “필요성이나 정당성이 명백히 결여된 행위로 횡령죄를 구성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권씨는 영향력을 이용해 56억원 상당을 횡령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며 “권씨의 횡령 범행은 주식회사와 주주를 무시하고 악용해 회사 재산을 자기 소유처럼 사용한 범죄라는 점에서 가벌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재판부는 “권씨가 조세포탈에 관한 사정까지 인식하고 수령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조세포탈 범행 상당 부분을 무죄로 봤다.

재판부는 “권씨는 금강에서 횡령한 36억원을 반환해 피해회복을 했고, 포탈 법인세를 전부 납부해 조세포탈 범행으로 인한 손실을 회복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권씨는 홍은프레닝 대표이사직과 금강 감사직을 허위로 등재해 급여를 지급받고, 법인 카드를 사용하는 등 모두 60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에 따르면 권씨는 당시 금강 대표에게 허위급여를 입금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권씨는 개인기사를 금강 직원인 것처럼 속여 급여를 허위로 교부받은 혐의도 받는다. 이와 함께 권씨는 홍은프레닝과 금강의 법인세 7억1000만원을 탈루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의 다스 자금 횡령 및 뇌물 수수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권씨의 횡령 정황을 포착했고, 국세청이 지난해 권씨를 탈세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수사해 기소했다.

한편 권씨는 이 전 대통령의 처남이자 재산관리인이었다는 의혹을 받는 고(故) 김재정씨의 부인이다. 이 전 대통령의 실소유주 논란이 있는 다스의 협력업체인 금강의 최대 주주이기도 하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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