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7일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 관련 의혹에 대한 결정을 “여론몰이식 정치적 해석”이라고 본 더불어민주당 일부 국회의원의 주장에 대해 “국회의원을 포함한 선출직 공무원의 존립 근거를 흔드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이는 동아일보의 문의에 대해 선관위가 답한 것이다.
선관위는 우선 기부 행위를 제한한 공직선거법 제113조의 해석에 대한 문제 제기가 과도하다는 여당의 주장을 반박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국회의원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거나 다음 선거에 출마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며 “비례대표 국회의원의 선거구는 전국구”라고 반박했다. 공직선거법 제113조에 따르면 국회의원은 선거구 안에 있는 사람이나 기관에 기부 행위를 할 수 없다. 이에 앞서 민주당 의원들은 “김 전 원장은 특정 지역구의 후보가 아니었고, 기부한 시점도 20대 총선 공천에서 탈락한 뒤여서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없었다”면서 ‘과잉해석’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선관위는 2016년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이 정치후원금 잔금을 자신이 소속된 연구단체에 기부하는 게 적법한 것인지 질의한 데 대해 “종전의 범위를 벗어난 액수의 금전을 특별회비 등의 명목으로 비영리법인에 제공하는 것은 위법”이라고 회신했었다. 선관위 측이 말하는 이 ‘종전의 범위’는 김 전 원장이 기부한 연구단체의 규약에 따라 월 회비 20만 원, 연구기금 1000만 원 수준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김 전 원장은 국회의원 임기 종료 직전 연구기금의 5배인 5000만 원을 한번에 후원해 종전의 범위를 초과했다고 본 것.
중앙선관위 전체회의에 참석한 한 선관위원은 동아일보에 “헌법상 독립기관인 선관위의 유권해석을 ‘의도가 있다’는 식으로 몰아가는 것은 결국 ‘선거의 공정성’에 대한 의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김 전 원장이 2016년 정치자금회계보고서를 제출한 뒤 2년간 위법 소지가 있는데도 선관위가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비판을 겸허히 수용한다”고 밝혔다. 선관위 관계자는 “2016년에는 19대 국회의원 회계보고 외에도 20대 국회의원 선거 선거비용 실사 등 조사 대상이 180여 개에 달해 정밀하게 회계보고를 확인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