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57)이 지난해 5월 대통령선거 이후 ‘드루킹’(온라인 닉네임) 김동원 씨(49·수감 중)와 텔레그램으로 대화를 나눈 사실이 15일 확인됐다. 경찰로부터 둘 사이에 오간 텔레그램 대화 내용을 넘겨받은 허익범 특별검사팀은 어떤 경위로 김 의원이 김 씨와 연락을 하게 됐는지 등을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텔레그램 대화 내용 분석 결과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해 대선 이후 김 의원에게 먼저 연락을 했다. 텔레그램을 통해 자신이 만든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을 소개하며 “이번 선거에서 우리 세력의 힘을 보지 않았느냐. 한번 만나고 싶다”는 취지로 메시지를 보냈다. 김 씨의 메시지에 김 의원은 텔레그램으로 “알겠습니다”라고 답했다.
김 씨가 김 의원에게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엔 국내외 정치 및 경제 상황을 간략히 분석한 이른바 ‘온라인 정보보고’도 담겨 있었다고 한다. 이 내용은 경공모의 활동 내용 등을 정리한 이른바 ‘백서’에 포함된 내용이다. 김 씨는 백서를 김경수 경남도지사에게도 제출할 목적으로 작성했다. 김 씨는 2016년 10월 김 지사가 경기 파주시 김 씨의 사무실이었던 느릅나무 출판사(일명 ‘산채’)를 찾아 ‘킹크랩’(댓글 여론 조작 자동화 프로그램) 시연을 봤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시연에 앞서 김 씨는 김 의원에게 보내준 정보보고 내용과 유사한 정세분석 자료를 김 지사에게 발표한 바 있다고 진술했다.
김 씨와 김 의원 간의 만남 성사 여부와 배경 등도 특검팀의 수사 대상이다. 경공모 핵심 관계자 A 씨는 “김 씨가 김 의원과 만날 약속까지 잡았지만 마지막에 성사되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경공모 관계자는 “경공모가 김 의원의 팬카페를 운영하자는 논의까지 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드루킹이 누군지 모르고, 만난 적이 없다. 메시지가 왔다면 수많은 메시지 중 하나로 답장은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또 “파주 근처는 가본 적도 없고, 국회 방문자 중 드루킹이라는 사람은 없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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