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드루킹, 대선 전에도 김병기의원에 2차례 SNS 메시지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17일 03시 00분


작년 4월 중순 경공모-경인선 소개… 열흘후 ‘정보보고’ 문서 보내
특검, 파주 컨테이너창고 압수수색

金의원, 경인선 회원들과 사진 찍어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지난해 3월 31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영남권 당 대선후보 경선 현장에서 드루킹 김동원 씨가 이끄는 문재인 지지모임인 ‘경인선’과 함께 사진을 찍으며 활짝 웃고 있다. 김병기 의원 페이스북 캡처
金의원, 경인선 회원들과 사진 찍어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지난해 3월 31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영남권 당 대선후보 경선 현장에서 드루킹 김동원 씨가 이끄는 문재인 지지모임인 ‘경인선’과 함께 사진을 찍으며 활짝 웃고 있다. 김병기 의원 페이스북 캡처
‘드루킹’(온라인 닉네임) 김동원 씨(49·수감 중)가 지난해 5월 대통령 선거 전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57)에게 텔레그램 메시지를 두 차례 전달한 사실이 16일 드러났다. 앞서 허익범 특별검사팀은 대통령 당선이 확정된 다음 날인 지난해 5월 10일 김 씨가 김 의원에게 보낸 온라인 정보보고 메시지를 확보했다.

특검팀의 텔레그램 분석 자료에 따르면 김 씨가 김 의원에게 처음 메시지를 보낸 시기는 지난해 4월 중순이었다. 당시는 대선 선거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시점이었다. 김 씨는 김 의원에게 자신이 만든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을 먼저 소개했다. 또한 김 씨가 2016년 10월 결성한 문재인 대통령 지지 모임 ‘경인선(經人先·경제도 사람이 먼저다)’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설명했다. 김 씨는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경인선을 이끌었다. 김 씨는 당시 문재인 후보를 돕던 김 의원에게 “한번 만나자”는 제안과 함께 경선에서 보여준 위력과 곧 예정된 대선에서 보여줄 수 있는 활약상 등을 홍보했다.

열흘가량 뒤인 지난해 4월 26일 김 씨는 김 의원에게 두 번째 메시지를 보냈다. ‘온라인 정보보고’라는 제목의 한글 문서였다. 여기에는 당시 문 후보의 지지율 추이 및 당선 가능성 등과 함께 선거운동 과정에서의 경공모 활약에 대한 정보도 담겨 있었다고 한다. 김 씨가 김경수 경남도지사에게도 제출할 목적으로 작성한 이른바 ‘백서’의 일부다. 김 씨는 이를 정기적으로 김 지사에게 보고했다고 주장해 왔다.

김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씨가 누구인지 전혀 모른다. 수많은 지지자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답장했을 수 있다. 김 씨와 나눈 텔레그램 메시지도 현재 모두 지워진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페이스북에 김 씨가 이끈 지지 모임인 ‘경인선’ 회원들과 함께 찍은 사진 2건을 게재했다. 지난해 3월 31일 부산 사직체육관에서 열린 민주당 영남권 순회 경선에서 김 의원이 ‘경인선’ 회원들과 함께 찍은 것이다. 김 의원은 사진과 함께 ‘여기는 부산! 좋은 곳에서 좋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좋은 결과는 덤입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특검팀은 김 씨가 김 의원에게 접근한 이유, 김 의원의 주장대로 김 씨와 김 의원 간의 만남이 성사되지 않았다면 그 이유가 뭔지 등을 수사하고 있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경기 파주시 송촌동의 한 컨테이너 창고를 압수수색해 컴퓨터 본체 4, 5대를 확보했다. 165m²(약 50평) 크기의 이 창고는 김 씨의 사무실이 있었던 느릅나무 출판사(일명 ‘산채’)에서 10km가량 떨어져 있다. 지난달 15∼17일 출판사 건물에서 퇴거하면서 이삿짐 상자 등에 담아 이곳으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혁 hack@donga.com·정성택 기자
#드루킹#김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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