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익범 특검 “예기치 않은 일, 굉장히 침통”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24일 03시 00분


“적당한지 모르겠지만 인사를…” 유족 언급하며 고개 숙이기도


“오늘 예기치 않은 일이 벌어졌다. 굉장히 침통한 마음이 앞선다.”

23일 오전 11시 반. 서울 서초구 특별검사 사무실에서 허익범 특검(사진)이 검은색 넥타이를 매고 무거운 표정으로 취재진 앞에 섰다. 특검 수사 대상이던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투신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지 두 시간이 되지 않은 때였다.

“노 의원의 명복을 빌고, 또 유가족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말문을 연 허 특검은 “이 나라 정치사의 큰 획을 그으셨고 의정 활동에 큰 페이지를 장식하신 분이 오늘 돌아가셨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평소 존경하던 정치인이었고 먼 거리에서 늘 행적을 지켜보고 있었다. 늘 웃음을 주시면서 달변이셨던 모습이 기억난다”고도 했다.

허 특검은 3분간 이어진 브리핑에서 정면을 응시하지 못했다. 중간중간 말을 잇지 못하거나 눈을 감기도 했다. “적당한지 모르겠지만 유가족에게 드릴 인사라 생각하고 받아주시면 고맙겠다”면서 카메라를 향해 3초간 머리를 숙이기도 했다.

특검팀은 긴급회의를 열고, 노 의원 관련 수사를 중단하고 예정된 소환 조사자들에게 불출석 통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 관계자는 “노 의원의 사망으로 수사의 한 축이 무너진 것이 사실이다. 수사를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혁 hack@donga.com·정성택 기자
#허익범#노회찬#드루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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