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원내지도부가 30일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을 만났으나 김경수 경남지사가 법정 구속됐다는 사실에 서둘러 간담회를 종료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부대표단과 국회 정무위원회 등 경제 관련 상임위원장들은 이날 오후 경기 화성시에 있는 삼성전자 사업장을 방문해 이재용 부회장과 현장을 둘러보았다. 이번 만남은 지난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이 부회장이 직접 홍 원내대표에게 요청해 성사된 자리다.
홍 원내대표는 간담회 자리에서 “세계 반도체 심장부인 삼성 화성공장을 찾게 돼 뜻깊게 생각한다”면서 “반도체가 인류 미래를 열어 가는데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오늘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지난해 한국이 6000억 달러대 수출규모로 세계 6위를 기록한 데는 삼성전자의 공이 컸다”고 추켜세웠다.
그러면서 그는 “삼성에 대해 우리 국민들이 정말 많이 응원하고 기대도 크지만 한편으로는 삼성에 대한 비판도 많이 있다”며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의 백혈병 문제를 언급하기도 했다.
홍 원내대표는 “항상 빛과 그늘이 있겠지만 삼성이 그런 분야에 있어서도 모범을 보여줘야 우리 국가적으로 산업 안전 보건에 더 큰 진전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혁신성장과 포용성장을 강조하며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삼성정자의 협조를 요청했다. 그는 소프트웨어 산업 자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삼성이 연간 2000명씩 1만명을 육성하는 프로그램이 있다는데 10배 정도 늘려 달라”고 요구했다.
홍 원내대표는 방명록에 ‘대한민국과 인류의 미래를 열어가는 삼성반도체를 힘차게 응원합니다’라고 남기기도 했다.
이후 이 부회장은 비공개 간담회에서 “삼성반도체를 우리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 사회의 소중한 자산이라 생각한다”면서 “중소시업과의 상생문제, 일자리 문제도 잘 알고 있고 또 우리가 정부에 건의할 것은 건의하겠다”고 말했다고 권미혁 원내대변인이 전했다.
애초 비공개 간담회에서 서로 고충이나 건의사항을 주고받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김경수 지사의 1심 법정구속 대응책 논의를 위해 오후 6시께 민주당 긴급 최고위원회가 소집되면서 홍 원내대표가 국회로 이동해야 해서 간담회는 계획보다 빨리 끝났다. 향후 이 부회장과 서면으로 소통하기로 했다고 권 원내대변인은 밝혔다.
실제로 김 지사 선고가 나온 이후 함께 방문한 대다수 의원들은 당황스러운 기색이 역력했다. 사업장을 둘러보며 삼성전자 관계자가 반도체에 대한 설명을 했으나 제대로 집중하지 못하고 착잡한 표정을 지으며 한숨을 짓기도 했다.
홍 원내대표는 비공개 간담회 이후 김 지사 구속에 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에게 굳은 표정으로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급히 자리를 떠났다.
이날 삼성전자 사업장에는 홍영표 원내대표를 비롯해 이철희·김종민·권칠승·어기구·권미혁·김병욱·박경미·윤준호·이원욱·홍이락·김정우·유동수·최운열·윤후덕·강병원 의원 등이 동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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