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회 예고된 수순?…진행 때 관련 수사 가능성 ↑
우측 “국민 알권리 차원서 진실규명되기를 바라”
청와대 특감반에 파견됐다가 비위의혹으로 원소속인 서울중앙지검에 복귀한 김태우 수사관의 폭로로 ‘1000만원 수수’논란에 휩싸였던 우윤근 주러시아 대사 측이 김 수사관을 상대로 한 명예훼손 고소 방침을 24일 사실상 철회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당초 우 대사 측이 고소를 진행하면 검찰이 사실관계 파악을 위해 우 대사와 관련된 채용청탁과 돈거래 의혹을 들여다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기 때문에 이같은 상황을 고려한 후퇴가 아니냐는 관측이다.
우 대사의 법률대리인 서종식 변호사는 전날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변호사들의 검토 결과, 김태우에 대하여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의견”이라며 “우 대사께도 고소가 불가능하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밝혔다.
서 변호사는 이어 “다만 우 대사께서는 이 사안의 성격상 진실이 밝혀지는 게 필요하기 때문에 어떻게든 고소를 제기하는 방법을 찾아달라는 의견이어서 대사님을 설득 중”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김 수사관은 2012년 미래저축은행 비리 수사 당시 김찬경 회장이 수사무마 대가로 조모 변호사에게 1억2000만원을 제공하고, 조 변호사가 그중 1억원을 당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우 대사에게 건넸다는 첩보 내용을 공개했다.
이와 함께 우 대사가 2009년 조 변호사의 동업자인 건설업자 장모씨로부터 사촌조카 채용 대가로 1000만원을 받았다가 2016년 총선을 앞두고 돌려줬다는 첩보 내용도 폭로했다.
검찰은 당시 건설업자 장모씨가 동업자인 조 변호사를 수십억원 사기 혐의로 고소하면서 이 사안을 들여다봤다. 하지만 양측의 분쟁 자체를 단순 채무갈등으로 판단, 김 전 회장 관련 수사무마 대가 여부나 우 대사와의 연관성까지는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또 1000만원에 대해서는 진정서가 제출됐지만 별도 고소절차를 진행하지 않아 수사 대상이 될 수 없었다고 봤다.
그러나 장씨로부터 1000만원을 수수한 사실 자체가 없다며 김 수사관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우 대사측은 김 수사관이 첩보 내용이 허위사실임을 알고도 고의로 언론에 흘렸다는 점을 입증하기 어렵다고 잠정 결론 내렸다.
허위사실이 아닌 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의 경우엔 공익 목적이 강하다면 처벌하지 않을 수 있다는 ‘위법성 조각사유’ 문제가 있는데다가, 우 대사 측 스스로 ‘1000만원 수수의혹’을 인정하는 모양새가 된다.
그래서 법조계 안팎에선 우 대사 측의 고소 철회 선택이 예고된 수순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 대사가 김 수사관을 고소해 검찰이 관련 돈거래 의혹을 수사하고 언론 보도가 쏟아질 경우 실제 명예훼손 유무와는 별개로 여론상 우 대사가 부적절한 금품을 수수했다는 인식을 강화해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만에 하나 검찰 수사결과, 우 대사가 돈을 받은 정황이 드러난다면 관련 의혹을 강하게 부인해온 우 대사로서는 회복하기 어려운 정치적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서 변호사는 뉴스1과 통화에서 “이미 우 대사는 기존 보도로 인해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게 무너지는 게 아니냐고 생각한다”며 “제3기관인 검찰이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허위 여부에 대한 조사를 해서 진실규명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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