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31일 국회 운영위원회를 찾은 조국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은 작심한 듯 단호한 태도로 일관했다.
갈색 백팩(배낭·사진)을 손에 든 채 국회에 도착한 그는 “이 사태의 핵심은 김태우 행정요원이 징계처분이 확실시되자 정당한 업무처리를 왜곡해 정치적 쟁점으로 만들고 자신의 비리행위를 숨기고자 희대의 농간을 부리고 있다는 것”이라며 “책략은 진실을 이기지 못한다”고 했다.
조 수석은 의원들의 질의가 집중되는 가운데 ‘특감반 현황’이라는 제목의 두꺼운 스프링공책과 서류철을 참고하며 조목조목 반박해 나갔다. 공책엔 현안별로 ‘포스트잇’이 붙어 있었고, 예상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보이는 문구에는 주황·노랑·핑크빛 등 색상별 형광펜 줄도 그어져 있었다. 자유한국당 전희경 의원이 “문재인 정권의 사찰과 블랙리스트는 변종단계로 들어섰다”고 비판하자 “저에 대한 비난, 비방, 풍자, 야유, 다 정치적 자유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전 의원님의 정치적 자유와 관계없이 국가기관에서 확정된 사실관계를 존중하는 게 마땅하다”고 맞섰다.
조 수석은 사퇴 요구에 대해선 “국민들께 송구한 마음이 아주 크다”면서도 “이 사태를 정확히 수습하는 것이 책임질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서울대 법대 82학번 동기인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와도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나 원내대표가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에게 “책임을 지는 것이 (대통령의) 결단”이라며 몰아붙이자 조 수석은 “제가 답변 올리겠다”며 나섰지만 나 원내대표는 “한 명씩 질의하겠다”며 말을 자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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