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31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야당 의원들이 조국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을 몰아세울 때쯤이면 임 실장의 여유 있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상대적으로 국회 대처 경험이 있는 임 실장이 야당 의원의 고성이 높아질 때쯤이면 슬쩍 나서 조 수석을 방어한 것.
임 실장은 이날 소방수 역할을 작정한 듯했다. 국회 출석 전 기자들에게 “운영위를 통해 흰 것은 흰 것대로, 검은 것은 검은 것대로 구분되기를 기대한다. 민간인 사찰이니 블랙리스트니 하는 무리한 주장이 터무니없는 정치공세라는 점이 확인될 것”이라고 했다. 야당 의원들이 청와대 특감반의 공직자 휴대전화 압수 문제를 놓고 조 수석을 몰아세우자 그는 “(제게) 조금 시간을 주시면, ‘키워드’로 (휴대전화 자료를 추출)한다든지, (당사자가) 입회한다든지 본래 목적 외에 오·남용되지 않게 고민하겠다”고 했다.
임 실장은 “비서실의 불찰도 뼈아프게 생각한다. 비위 혐의자(김태우 수사관)를 애초에 걸러내지 못했는지, 왜 좀 더 일찍 돌려보내지 못했는지, 좀 더 엄하게 청와대의 공직 기강을 세우지 못했는지 따가운 질책은 달게 받겠다”고 했다. 또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 언제든 비서실장으로서 필요한 책임을 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비서실장직 교체설에 대한 질문에는 “다음에 말씀을 나누자”라거나 “저도 잘 모른다”며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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