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철 靑비서관 조만간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고발”
민간인 사찰의혹을 제기한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원 김태우 검찰수사관이 9시간15분 동안 검찰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3일 오후 1시15분쯤 서울동부지검에 출석한 김 수사관은 다소 피곤한 기색으로 덤덤히 오후 10시46분 쯤 청사를 나섰다. 새로 선임한 이동찬 변호사(38·변시 3회)도 함께였다.
서울동부지검은 이날 오후 1시30분부터 김 수사관을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했다.
김 수사관은 조사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조사를 열심히 받았다”며 “차후 조사에 더욱 협조해서 진실을 밝힐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어떤 것 위주로 이야기했느냐’는 질문에 “조사 내용은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고, ‘자유한국당이 목록만 공개한 문건을 오늘 제출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다른 특감반원들은 민간인 사찰은 없었다고 하던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라는 질문에는 “각자의 입장이 다르겠죠”라고 답했고, ‘박형철 청외대 반부패비서관이 첩보가 풍문 수준이었다고 정면 반박한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특별히 할 말이 없네요”라고 말했다.
김 수사관은 박 비서관에 대해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고발할 것이라며, 고발장 제출시기에 대해선 “조만간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김 수사관은 검찰에 출석하면서 “업무를 하던 중 공직자에 대해 폭압적으로 휴대폰 감사를 하고 혐의가 나오지 않으면 사생활까지 털어서 감찰하는 것을 보고 문제의식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들(청와대)의 측근에 대한 비리첩보를 보고하면 모두 직무를 유기하는 행태를 보고 분노를 금치 못했다”며 “청와대에서 저의 언론 공표에 대해 공무상 비밀누설이라고 했는데, 공무상 비밀누설은 제가 아니라 청와대 측이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 비서관은 제가 올린 감찰첩보와 관련해 혐의자가 자신의 고등학교 동문인 것을 알고 직접 전화해 감찰정보를 누설했다”며 “이것이 공무상 비밀누설이지 어떻게 제가 공무상 비밀누설을 한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 수사관은 또 “사익 추구를 위한 누설이 범죄이지 저(의 폭로)는 범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청와대의 이런 범죄행위가 낱낱이 밝혀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수사관은 특감반 근무시절 첩보활동을 폭로하며 ‘민간인 사찰’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또 자유한국당과 일부 언론을 통해 특감반 근무시절 조국 민정수석 등 청와대 윗선의 지시에 따라 첩보를 수집·생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자유한국당은 지난달 20일 임종석 비서실장을 직무유기, 조 수석·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이인걸 전 특감반장 등을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수사 공정성 차원에서 사건을 서울동부지검으로 이송할 것을 지시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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