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文대통령 언급 공포…공정한 수사 안 될까 걱정”

  • 뉴시스
  • 입력 2019년 1월 11일 00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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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특별감찰반의 민간인 불법 사찰을 주장하고 있는 김태우 수사관(전 특별감찰반 파견)이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한 것에 대해 “공포심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김 수사관은 10일 오전 10시13분께 세 번째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동부지검에 출석, 약 14시간 동안 조사를 마친 뒤 나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두렵다. 어떤 불이익이 있을지 상당히 힘들다. 과연 이런 상황에서 검찰에서 공정하게 수사할 수 있을지 고민이 되고, 걱정이 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이 이번 사건에 대해 검찰에 ‘가이드라인’을 던졌다고 지적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진행된 신년 기자회견에서 “김 수사관이 제기한 문제는 자신이 한 행위를 놓고 시비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공직자가 자신의 권한을 남용할 수 있다. 그런 부분을 부단히 단속해야 하는데, 김 수사관이 한 감찰 행위가 직권 범위에서 벗어난 것이냐 하는 게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며 “그 부분은 수사 대상이 됐기 때문에 (시시비비가) 가려질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다행스럽게도 우리 정부에서는 과거 정부처럼 국민들에게 실망을 줄 만한 권력형 비리가 크게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에 특감반은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고 잘했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김 수사관은 이날 오전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면서 ‘백원우 민정비서관이 청와대 반부패비서관실이 입수한 민간 기업 관련 첩보를 경찰에 이첩하라고 지시한 게 사실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진실이 밝혀지길 기대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또 11일 예정된 대검찰청 징계위원회 출석 여부에 대해서는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김 수사관은 대검에 자신이 공익제보자이므로 징계위 개최를 중단해달라는 의견서를 제출한 바 있다.

김 수사관은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에 대한 고발장도 이날 제출했다. 고발장에 적시된 혐의는 공무상비밀누설과 직권남용, 직무유기로 알려졌다.

그는 첫 검찰 조사를 받은 지난 3일 “박 비서관이 내가 올린 감찰 첩보에 대해 관련 혐의자가 자신의 고등학교 동문인 걸 알고 직접 전화를 해 정보를 누설했다”며 고발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김 수사관은 박 비서관과 함께 이인걸 전 특감반장도 함께 고발했다. 이 전 반장에 대한 고발 혐의는 직권남용과 직무유기다.

이와 관련해 김 수사관은 “자유한국당이 고발한 내용과 같지만 직접 고발하고 싶어서 공표한대로 고발장을 들고왔다”고 설명했다.

앞서 김도읍·강효상·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달 20일 서울중앙지검에 임종석 비서실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박 비서관·이 특감반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했다.

임 비서실장의 경우 우윤근 주러시아 대사와 관련한 비위 혐의를 보고받고도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하지 않아 직무를 유기했다는 게 자유한국당 측 판단이다.

자유한국당은 조 수석·박 비서관·이 반장에 대해서는 노무현정부 시절 인사들의 비트코인 보유 현황 파악, 공항철도 등 민간기업과 민간인 불법 사찰을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중앙지검은 고발 다음날인 21일 이 사건을 서울동부지검에 이송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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