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특별감찰반의 민간인 사찰 의혹을 제기한 김태우 전 검찰수사관이 고발인,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김 전 수사관은 4일 오후 1시10분 서울 송파구 문정동 서울동부지검에 검은색 양복에 붉은 계열의 넥타이를 매고 청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 전 수사관은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오늘은 고발인 보충조사이고, 여러가지 피의자나 조사하는 과정에서 의문점이 남아 있어서 그런 부분을 밝히기 위해 나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불분명한 점이 있다면 명백히 밝힐 수 있도록 철저히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건 초기에 청와대가 저에게 ‘파렴치하다’고 농단했는데 정작 파렴치한 게 누구인지 드러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작 윤 총경과 (김의겸) 대변인에 대해서는 아무말 하지 않고 함구하고 있는지 되묻고 싶다”며 “국민 여러분이 누가 파렴치한지 마음속으로 심판하고 있으리라 본다”고도 했다.
그는 ‘환경부 블랙리스트 수사 상황 어떻게 보시나’, ‘김은경 전 장관 영장 기각에 대해 어떻게 보나’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는 “뭐, 잘 되겠죠”라고 짧게 답한 뒤 청사 안으로 걸음을 옮겼다.
김 전 수사관의 이번 조사는 지난달 8일 고발인 조사를 받은 데 이어 한 달여 만이다.
김 전 수사관은 지난해 11월14일 비위 의혹을 받고 청와대 특별감찰반에서 검찰로 복귀 조치된 뒤 “청와대 윗선에서 민간인 사찰 지시가 있었고, 환경부 블랙리스트 문건을 보고하기도 했다”며 청와대를 상대로 폭로전을 벌여왔다.
김 전 수사관은 이외에도 기자회견 등을 통해 Δ청와대의 ‘드루킹 특검’ 수사상황 확인 지시 Δ유재수 전 금융위원회 국장 감찰 개입 Δ청와대 민정수석실 직원들의 출장비 횡령에 관련한 국고손실 혐의 Δ흑산도 공항건설 추진 반대 민간위원 명단 불법수집 등 비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김 수사관은 지난 1월 박형철 비서관과 이인걸 전 특감반장을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데 이어 2월에는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과 박 비서관, 이 전 특감반장을 직권남용, 직무유기 혐의로 추가고발했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주진우)는 김 전 수사관이 주장한 청와대 고위 인사들의 민간인 사찰 및 이른바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수사 중이다. 검찰은 이 전 특감반장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데 이어 지난 2일에도 김 전 장관을 소환해 조사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청와대 신미숙 균형인사비서관 등 본격적인 ‘윗선’ 소환을 위해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비서관은 검찰에 선임계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