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관련 첩보도 풍문수준…법저촉 안돼” 수사 마무리
‘드루킹 수사파악’ 지시도 기자들에 동향 알아본 수준
김태우 전 검찰수사관의 폭로로 시작된 ‘환경부 블랙리스트’와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민간인 사찰 의혹을 수사한 검찰이 조현옥 청와대 인사수석,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이인걸 전 특별감찰반장 등 청와대 인사에 대해서는 기소하지 않거나, 연관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특히 특감반의 민간인 사찰에 대해서도 검찰은 ‘윗선’ 지시가 없었고, 관련 첩보가 풍문에 가까워 법에 저촉되는 사찰 수준까지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주진우)는 25일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하고 “김태우 전 검찰수사관이 이인걸 특감반장 지시없이 민간사찰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앞서 김 전수사관은 이 전특감반장 등이 민간인 16명을 사찰하도록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김 전수사관의 휴대전화를 포렌식 한 결과, 이를 뒷받침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관련된 개별 문건은 김 전 수사관이 특감반장 사전지시 없이 정보원으로부터 우연히 들어 보고서 작성한 것으로 밝혀졌다.
김 전 수사관이 특감반 근무 당시 민정수석, 특감반장, 반부패비서관 등 ‘윗선’ 지시에 따라 민간인 사찰이 포함된 첩보를 생산했다고 주장했지만, 이마저도 입증돼지 못한 셈이다.
김 전 수사관의 휴대폰 포렌식 결과 이 전 특감반장이 정보 수집하도록 지시했다는 구체적인 자료도 나오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내용 상으로도 풍문 수준에 불과 첩보 가치 떨어져, 부정한 목적으로 특정인을 사찰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특히 박 비서관이 지인인 성남지청 차장검사 관련 비위 첩보를 당사자에게 알려줬다는 의혹도 사실과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 관계자는 “건설업자가 차장검사에게 ‘떡값을 주러 간다’는 내용인데 사실무근의 첩보”라며 “수사상 비밀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 전 특감반장이 “드루킹 수사 상황을 파악하라”고 지시했다는 김 전 수사관의 주장도 사실무근으로 결론이 났다. 검찰 관계자는 “특감반원 통화내역을 조회한 결과 기자 3명에게 전화해 동향을 알아본 수준으로 드루킹 수사에 관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고 했다.
첩보누설 및 첩보수집 중단 지시로 인한 공무상 비밀누설, 직권남용의 혐의를 받은 박형철 비서관에 대해서도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더욱이 검찰은 이 특감반장이 첩보 수집과 확인 과정에서 김 전 수사관에게 적극적으로 직접 지시한 증거도 나오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를 근거로 검찰은 박 비서관, 이 특감반장 등 김 전 수사관의 상급자에 대해 추가 수사를 할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검찰 관계자는 “박 비서관이 세차례 진술서를 내면서 정황에 대해 여러가지 진술을 했고, 한번은 질문을 보내서 소명서를 받고 서면응답을 진행했지만 직권남용에 대한 판단은 어려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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