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영위 고성 난타전…“조국·임종석 말 오락가락” VS “김태우만 편드나”

  • 뉴시스
  • 입력 2018년 12월 31일 13시 25분


31일 국회에서 진행된 운영위원회에서 여야는 청와대 특별감찰반(특감반)의 민간인 불법사찰 등 의혹을 두고 격한 공방을 주고받았다.

특히 이날 출석한 임종석 비서실장과 조국 민정수석을 두고 한국당 의원들이 거칠게 몰아세우자 더불어민주당이 맞서며 고성이 오갔다.

이날 오전 10시께 개회된 운영위원회는 한국당에서 김태우 전 비서관의 직속 상관인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등 청와대 비서관들의 출석을 요구한 것을 발단으로 여야간 설전이 벌어지며 50분가량 회의가 진행되지 못했다.

정양석 한국당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해 “민정수석과 산하 4개 비서관이 모두 출석할 것으로 예상했고 기대했지만 민정수석만 혼자 나왔다”며 “이렇게 해서 진실규명할 수 있겠느냐는 생각이 든다”고 날을 세웠다.

오히려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한국당의 특감반 진상조사단 전진 배치를 지적했다. 그는 “곽상도 한국당 의원은 청와대를 공격하는 범죄 혐의자인 김태우 전 수사관이 부하직원이었다. 이런 상태에서는 회피하는 것이 도리에 맞다”고 했다.

신동근 민주당 의원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언급하며 조국 민정수석이 출석한 것을 강조하자 정양석 의원이 끼어들며 “점잖게 말하라. 말 바르게 하셔야 한다”고 쏘아붙였고 신 의원도 “욕을 했나. 후안무치하다”고 맞받아쳤다.

겨우 위원장의 중재로 회의를 이어갔으나 임종석 비서실장이 업무보고에서 의혹을 부인하는 발언을 하자 신경전이 재개됐다.

강효상 한국당 의원은 임 비서실장을 향해 “피의자가 무죄 주장하는 것과 똑같다”며 목소리를 높였고 정양석 의원도 “비서실장이 청와대 대변인인가 뭔가. 품격없는 저런 발언을 하는가”라며 거칠게 항의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민정수석 나오라고 했지 않나” “청와대가 자기 판단도 못하나”라며 임 비서실장을 옹호하며 목소리가 높아졌다. 다음 업무보고 차례이던 조국 민정수석은 발언대에 서서 한동안 입을 떼지 못한 채 이들의 공방을 지켜봐야했다.

질의가 시작된 뒤에도 여야는 건건이 격돌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답변 태도를 지적하며 항의하는 동시에 옹호하는 민주당 의원들을 겨냥해 날을 세우며 삿대질도 오갔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의 오전 질의에 임 비서실장이 “나경원 원내대표께서 민간인 사찰 블랙리스트를 무리하게 말씀하시는 건 지나치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비리혐의자, 범죄혐의자가 아니라 공익제보자냐”라며 의혹을 부인하자 한국당은 임 실장을 몰아붙였다.

나 원내대표는 “무리하다는 말씀은 하지말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고 정양석 의원도 “의원 질의에 끼어들거나 반박하거나 무리하다고 하고. 한국당 의원들과 싸우자는 건가”라고 쏘아붙였다. 민주당 의원들은 “거짓말을 하라는 건가”라며 반박했다.

곽상도 의원이 우윤근 주러시아 대사 관련 첩보 보고서 보고 과정에 대해 질의해 조국 수석이 답변하자 한국당에서 “질문을 듣고 답하라”고 따졌다. 민주당에서는 “너무 김태우만 편들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항의하기도 했다.

이만희 한국당 의원의 질의에 여야 의원들의 목소리는 더욱 높아졌다.

이만희 의원은 환경부 블랙리스트 피해자 폭로라며 김정주 전 한국환경산업기술원 환경기술본부장의 녹취록을 공개했다. 이에 여당 소속 홍영표 운영위원장이 임종석 비서실장의 답변을 요구하자 한국당 의원들은 “왜 답변을 요구하나” “월권행위”라며 거칠게 항의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책상을 치고 운영위원장석으로 다가가 따지기도 했다.

이후 임종석 비서실장이 김 전 본부장이 임기 3년을 마쳤다고 답변하자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이 의원을 겨냥해 “평소답지 않게 소리를 지르니까 실수를 했다”며 비꼬았다. 이만희 의원은 “진행되는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모멸이 있었는지 지적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경원 원내대표와 임종석 비서실장간 설전도 오갔다.

나 원내대표는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해 “두분 말씀 앞뒤가 자꾸 다르고 오락가락한다”며 “결국 여태까지 나온 것만 봐도 증인선서하고 거짓말을 했을 때 형사처벌 할 수 있는 청문회나 국정조사해야하는것으로 말씀드린다”고 했다.

이에 임종석 비서실장은 “의원님 왜 그렇게까지 말씀하십니까. 충분히 설명을 드렸지 않는가”라며 발끈했다. 이에 강효상 의원은 “저희 생각이다. 임 실장이 관여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자당 원내대표를 거들었다. 임 비서실장도 “전혀 다른 취지의 말씀을 주셔놓고 말 바꾼다고 이야기한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여당 의원들은 한국당 의원들의 계속되는 의사진행발언을 문제삼았다.

강효상 한국당 의원이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하자 서영교 민주당 의원은 이를 지적하며 “어디 다음 사람은 기다리다 질의하겠나. 그렇게 텔레비전에 나오고 싶으신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강 의원은 “어떻게 국회의원이 상대 의원한테 그런 말을 하실 수 있나. 저 발언은 인신공격이다”라고 항의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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