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민 ‘김동연·차영환’ 추가폭로…“바이백 취소로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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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월 2일 15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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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기자회견 열고 입장 발표…“김동연 지시 직접 들어”
“검찰 조사 성실히 임할 것…정치집단 연루 없어”

청와대의 적자국채 발행 압력 등을 주장한 신재민 기획재정부 전 사무관이 2일 “김동연 당시 경제부총리가 적자국채 발행을 직접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또 기재부에 전화를 걸어 국채발행 관련 보도자료 취소 등을 압박한 이는 차영환 당시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현 국무조정실 2차장)이라고 추가 폭로했다.

그는 기재부가 1조원 규모의 바이백(국채환매)을 하루 전에 취소한 것은 ‘비상식적’이라고 했으며, 이번 폭로가 기재부 내부의 ‘비망록’에 담겨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신 전 사무관은 이날 오후 3시 서울 역삼동 한국빌딩 힐스터디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김동연 (당시) 부총리께서 ‘GDP 대비 채무 비율을 낮추면 안된다’라고 했다”며 “제 눈앞에서 부총리님이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적자국채 발행 논의 상황과 관련 “최초 부총리 보고는 (적자성 국채 발행을 줄이는 것을) 8조7000억원 유지하겠다고 말했다”며 “그런데 차관보가 수출입은행 간부회의에서 1차 질책을 받았고, 이후 2차 보고에서 차관보, 국장, 국채과장, 저 등 4명이 보고에 들어갔다”라고 회상했다.

신 전 사무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재부 국고국은 당초 예상보다 세수 여건이 좋아 연간 세금이 15조원 초과 걷힐 것으로 예상되자 적자성 국채 발행을 8조7000억원 줄이는 방안을 추진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초기에 적자성 국채 발행을 줄이면 국가 채무가 줄어들어 향후 정권 운영에 부담이 되기 때문에 김 부총리가 이를 질책했다는 설명이다.

신 전 사무관은 “부총리는 2017년 기준으로 GDP 대비 채무 비율을 낮추면 안된다고 했다”며 “(채무비율) 39.4%라는 숫자를 주시며 적어도 그 위까지는 올라가야 한다며 구체적인 국채발행액수를 결정하셨다”라고 말했다.

그는 “누구로부터 전해 들은 것이 아니고 제가 부총리한테 들은 것”이라며 “청와대의 경우에도 내 옆에 청와대 쪽과 과장, 국장이 통화하고 있었고 통화 끊고 부당한 지시를 받으면 하는 행동들이 보였다”라고 말했다.

신 전 사무관은 또 차영환 당시 청와대 경제정책비서관이 기재부 담당 국장 등에게 적자성 국채발행을 하지 않기로 한 보도자료를 취소하라고 전화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적자성) 국채를 발행하지 말자고 결론을 냈는데, 그 이후 청와대에서 과장, 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보도자료를 취소하라고 했다”며 “12월 (국채) 발행 계획 보도자료 엠바고(보도시점)가 잡혀 있었는데, 과장이 차영환 비서관에게 전화 받은 이후 몇몇 기자들에게 ‘기사 내리면 안되겠냐’고 얘기했다”라고 말했다.

신 전 사무관은 기재부의 ‘바이백’ 취소와 관련해서도 발언을 이어갔다. 기재부는 지난 2017년 11월 3조5000억원 규모(3일 1조5000억원, 15일 1조원, 22일 1조원) 국고채를 매입(바이백)할 계획이었지만, 15일 1조원 규모 바이백이 하루 전날(14일) 갑자기 취소됐다. 이는 적자성 국채 발행 의혹과 맞물리며 배경에 의문을 자아냈다.

그는 “하루 전에 취소하면 분명 어떤 기업들은 피해를 입고 누군가는 고통을 받는다”라며 “금리가 뛰는 모습을 보면서 고통스러웠고, 의사결정이 납득되지 않았으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자신의 폭로 내용이 ‘비망록’에 담겨있다고 밝혔다. 한 기재부 서기관이 “이건 정권 바뀌면 이슈될 일이다”라고 하며 비망록을 쓰라 했고, 다른 사무관이 이를 작성했다는 것이다. 그는 “실무자들이 납득할 수 없는 상황, 그런 내용이 담겨 있다”라고 말했다.

신 전 사무관은 자신이 공익제보자이며, 외부 정치 집단과 연결돼 있지 않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공익제보자가 숨어 다니고 사회에서 매장 당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어떤 이익 집단, 정치 집단과 연결돼 있지 않다”라고 말했다.

폭로 이유에 대해선 “다른 공무원은 일하면서 회의감에 빠지거나 잘못된 일이라고 인지하는 일이 없도록 하고 싶었다”며 “고시를 4년 준비하고 4년 일했다. 나름대로 국가관과 사명감을 가지고 공직에 입문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재부에 들어왔을 때 열망, 그리고 그 후 KT&G 사건을 보고 난 이후 막막함, 국채사건에서 느낀 절망감을 다시는 저 말고 다른 공무원이 똑같은 상황에 처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그래서 영상을 찍고 자료를 공개했다”고 강조했다.

신 전 사무관은 이날 오후 기재부가 자신을 공무상 비밀누설 금지 위반 등으로 검찰에 고발한 것과 관련 “검찰 고발에 있어서는 성실히 임하겠다”며 “(국채 발행 절차) 문서에 대해서도 제공이 가능하다. 내용을 보면 기록이 있으니 어떻게 바뀌었는지 알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 전 사무관은 최근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KT&G 사장 교체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문건을 입수했고 이를 언론사에 제보했다고 밝혔다. 또 청와대가 기재부에 4조원 규모의 적자국채를 추가 발행하라고 강압적으로 지시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지난 2014년부터 기재부에서 근무하며 국고금 관리 총괄 등의 업무를 담당했으며 지난해 7월 공직을 떠났다.

(서울·세종=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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