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국채 발행 폭로 파문과 관련해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 부모님의 사과문이 발표된 가운데 기재부가 신씨에 대한 고발을 취하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구윤철 기재부 2차관이 전날(3일) 병원에 입원 중인 신 전 사무관을 찾아가면서 온정적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재부 내부에서는 아직 고발취하를 거론하기는 이르다는 기류도 남아 있다. 이런 분위기를 풀기 위해서는 신 전 사무관이 직접 나서 ‘사과’하는 결자해지의 모습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구윤철 2차관은 3일 신 전 사무관이 입원해 있는 병원을 찾았으나 신씨나 그의 부모님을 만나지 못하고 발걸음을 돌렸다.
하지만 기재부는 재방문 가능성과 함께 홍남기 부총리의 방문 가능성까지 열어 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 부총리는 신 전 사무관의 자살기도 소식이 전해졌을 당시 안타까운 심정을 밝히면서 추후 이번 사안에 대해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한 바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경제활력대책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기재부에서 있었던 일들이 정확히 국민에게 전달되지 않고 오해가 있을 수 있었단 판단과 이것이 누적될지도 모른다 생각해서 (신씨를) 고발했다”며 “하지만 가장 급선무가 앞서 말씀한 (신씨의) 건강회복이다. 그렇게 이해해달라”라고 즉답을 피했다.
치열한 진실공방이 이어졌던 초반과 달리 신 전 사무관의 주장에 대한 기재부의 해명과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오면서 논쟁의 분위기는 다소 수그러들었다. 여기에 김동연 전 부총리와 차영환 전 경제정책비서관(현 국무조정실 2차장) 등 당시 당사자들이 직접 입장을 밝히면서 분위기가 반전되는 모습이다.
그러자 기재부 내부에서도 ‘일단 사람은 살리고 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온정적 분위기와 함께 ‘사실관계가 명확해지는 상황에 고발로 인한 실익이 있느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고발로 인해 본격적인 조사가 이뤄지면 또다시 세간의 이목이 집중돼 논란이 계속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담당 실무진에서는 고발 취하를 전혀 고려한 바 없다는 입장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고발 취하는 처음 듣는 얘기”라며 “아직 그럴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이번 사안이 정치권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폭로가 몰고 온 파장을 감안하면 신씨의 사과 등의 명분없이는 고발 취하가 어렵다는 의미다.
한편, 신 전 사무관의 부모는 3일 사과문을 내고 “아들이 극단적 선택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국민여러분과 정부 관계자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한다”며 “본인의 의도와 상관없이 주위에 폐를 끼친 점을 (아들이)많이 괴로워했다”고 밝혔다.
이어 “자식이 안정을 취하도록 한 다음, 필요한 모든 조사 절차에 성실히 임할 수 있도록 돕겠다”며 “부디 국민 여러분이 너그럽게 이해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신 전 사무관의 동문들도 호소문을 통해 “신 전 사무관의 주장을 옹호하려는 것은 아니다”며 “(정부가)싸움(고발)이 아니라 그의 의견에 귀 기울여주고, 그가 잘못된 이야기를 한 것이라면 충분히 설명해줬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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