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 직접 링에 오르나…목포서 박지원과 총선 빅매치?

  • 뉴스1
  • 입력 2019년 1월 21일 10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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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의 아이콘·노회한 정치인” 독설…낙선운동 다짐
총선 불출마 선언했으나 정치적 노림수에 대결 점쳐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왼쪽)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손혜원 의원/뉴스1 © News1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왼쪽)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손혜원 의원/뉴스1 © News1
전남 목포 문화재구역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손혜원 의원이 내년 총선에서 지역 터줏대감인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의 낙선운동을 펼치겠다고 다짐해 주목을 받고 있다.

더 나아가 손 의원이 직접 출마해 목포에서 내리 3선을 한 박 의원과 대결을 펼칠지 벌써부터 지역 정치권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지역구 거물 박지원 물타기로 정면돌파 시도

손 의원은 2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고 검찰수사를 받겠다”면서 “나에 대한 허위보도를 한 언론사들을 고소하고, 만일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 의원직을 내려놓겠다”고 강경입장을 밝혔다.

또한 “목포 고층 아파트 건설계획 관련된 분들, 박지원 의원과 함께 검찰 조사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자신의 페이스북 글에서 박 의원을 겨냥해 “목포시장 세 번 바뀔 동안 계속 목포지역 국회의원 하셨다. 그 기간에 서산·온금지구 고도제한 풀렸다. 시간이 지나며 가라앉는 듯 사라지는 듯하다가도 서산·온금지구 고층아파트는 계속 다시 살아나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검찰조사 가는데 박 의원님을 빠뜨렸다”며 “SBS, 중흥건설, 조합관련자들, 그리고 박 의원님 검찰조사 꼭 같이 받자. 궁금한 게 많다”고 글을 남겼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손 의원은 본인이 먼저 “혹시 제가 (차기 총선에서) 목포에 후보로 나올 것이란 질문은 없나”고 기자들에게 물은 뒤 “더 이상 국민들이 보고 싶어하지 않는 배신의 아이콘인 노회한 정치인을 물리치는 방법이 있다면, 그리고 제가 생각하는 역사에 기반한 도시재생에 뜻을 갖고 있는 후보가 있다면 그분의 유세차를 함께 타겠다”고 공언했다.


◇투기 맞다 vs 지역경제 활성화…손혜원 향한 지역민심 엇갈려


손 의원이 박 의원의 낙선에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힌 것은 부동산 투기 의혹 과정에서 검찰수사를 촉구한 데 대한 역공으로 풀이되나, 결국 박 의원이 유탄을 맞게 됐다.

손 의원은 차기 총선 출마 여부에 대해 “100번쯤 얘기했다. 출마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목포 부동산 구입에 대한 공방이 장기전으로 이어지거나, 의혹이 해소될 경우 자신뿐만 아니라 당과 대척점에 있는 박 의원을 상대하기 위해 목포 출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자신에 대한 목포 시민들의 관점이 “투기다”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앞장섰다”는 여론이 공존해 명예회복과 정치적 노림수를 위해 지역 거물인 박 의원을 상대할 수도 있다는 의견이 개진된다.

이날 목포역과 목포버스터미널에서 손 의원의 탈당 기자회견 뉴스를 생중계로 지켜본 목포 시민들 또한 반응이 엇갈렸다.

<뉴스1>이 만난 사람들 가운데 목포에서 오랜 기간 살아온 시민들은 ‘투기가 아니다’라는 입장이 많은 반면, 타지 출신이나 고령층을 중심으로는 ‘정황상 투기가 분명하다’는 의견이었다.

투기가 아니라는 시민들은 한 발 앞서 “손혜원 의원이 목포에서 국회의원 출마하면 찍어주겠다”며 “죽은 도시 살려준 것 아니냐”고 옹호하기도 했다.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수세에 몰린 손 의원이 반격의 대상으로 박 의원을 지명하자, 박 의원은 “특별히 언급할 가치가 없다”고 밝혔지만 불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저조한 평화당 지지율·새 인물 여론에 손혜원 반격 ‘부담’


박 의원은 지난 3번의 국회의원 선거에서 비교적 여유있게 목포에서 당선됐다.

첫 출마인 지난 2008년 18대 총선에서는 김대중 대통령의 후계자임을 자처하며 민주당 텃밭에서 무소속으로 출마, 53.58%로 당선됐다.

이후 2012년 19대 총선은 민주통합당으로 옮겨 71.17%를 득표하며 압도적으로 승리했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당시 안철수 신당인 국민의당으로 출마해 8명의 후보가 경합한 가운데서도 56.38%를 얻으며 3선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런 화려한 이력에도 불구하고 내년 총선에 대한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현재 몸 담고 있는 민주평화당의 저조한 지지율과 고령(1942년생)임을 고려, 새 인물을 원하는 지역여론이 어느 때보다 높다.

여기에 무소속으로 목포시장에 당선됐으나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평화당 당적으로 재선 도전에 실패한 박홍률 전 시장과 평화당 소속 시·도의원의 참패로 인한 조직 붕괴는 박 의원의 동력을 크게 떨어뜨리고 있다.

다만 박 의원 측은 총선에서 다자구도가 형성될 경우, 현역의원 프리미엄에 인물론, 손혜원 의혹에 따른 민주당 책임론까지 더해지면 해볼만한 싸움으로 보고 있다.

내년 총선에는 박 의원을 비롯해 우기종 현 더불어민주당 지역위원장, 윤소하 정의당 의원(비례), 이윤석 전 의원, 배용태 전 전남도 부지사, 서기호 전 의원 등이 거론된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집권여당에 우호적인 입장을 줄곧 유지해 온 박지원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에서 이번 사건이 터져 엉뚱한 곳에서 뺨 맞은 격”이라며 “가뜩이나 당 지지율도 낮은 판국에 손혜원 의원을 계기로 민주당 지지자들이 결집할 수 있어 박 의원에게는 곤혹스러운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목포=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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