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 논란보다 목포 활성화 주역 누구냐에 관심
관광객 증가로 손혜원 옹호 늘어…박지원 타격 불가피
설 연휴인 지난 3일 오전 11시30분쯤 전남 목포시 대의동의 목포시 임시관광안내소 앞에서 관광객들이 담당 직원에게 길을 물어보고 있다.2019.2.3/뉴스1 © News1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 내 부동산 투기 의혹을 받는 무소속 손혜원 의원이 23일 오후 목포 투기 의혹 일대에서 의혹을 해명하는 기자회견장으로 향하고 있다. 2019.1.23/뉴스1 © News1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설 연휴를 맞아 3일 지역구인 전남 목포의 한 재래시장을 방문, 주민들과 인사하고 있다.(박지원 의원실 제공)2019.2.3/뉴스1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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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혜원 의원의 ‘문화재구역 투기 의혹’이 내년 총선에서 목포지역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벌써부터 관심이다.
특히, 지역에서는 투기 여부에 대한 진실공방 보다는 지역구 국회의원인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간 대결 구도로 비춰지면서 정가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손 의원은 자신에 대한 투기 논란이 한창인 지난달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결백을 증명하기 위해 더불어민주당 탈당을 선언하면서 총선에서 지역 터줏대감인 박 의원의 낙선운동을 펼치겠다고 다짐해 주목을 받았다.
손 의원이 박 의원의 낙선에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은 부동산 투기 의혹 과정에서 검찰수사를 촉구한 데 대한 역공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손 의원이 투기 의혹을 제기한 SBS 보다는 목포에서 3선을 지낸 박 의원에게 더 세게 잽을 날리면서 지역 민심이 요동쳤다.
연일 손 의원 관련 기사가 쏟아져 목포가 전국의 주목을 받자, 지역에서는 손 의원과 박 의원 중 누가 더 목포 활성화에 기여했는지 따지는 논쟁으로 번졌다.
십수년간 지역 국회의원을 하며 목포 발전을 위해 애쓴 박 의원보다 투기 의혹으로 목포를 전국적인 관심지역으로 만든 손 의원이 지역경제를 일으키는 지렛대 역할을 했다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현재는 손 의원 논란이 목포 근대문화유산에 대한 전국적인 관심으로 진화된 상황이다.
목포시는 주말이면 몰려드는 관광객들을 위해 원도심에 임시 관광안내소와 주차장을 마련하고 교통안내 요원까지 배치했다.
설 연휴 하루 1000여명이 찾을 정도로 전국에서 가장 핫(Hot)한 관광지로 부상했다.
손 의원이 해명 기자회견을 위해 지난달 23일 목포 현장을 방문했을 때에는 주민 500여명이 몰리면서 “손혜원 파이팅!”, “투기가 아니다” 등을 외치며 적극적인 지지를 나타냈다.
목포역에서 대의동 근대문화유산 거리로 가는 길에는 응원 문구 수십장이 가로등과 전신주에 부착되기도 했다.
주민 김모씨(61)는 “아무도 안 다니는 거리를 살리겠다고 한 걸 가지고 정치권과 언론에서 손 의원을 몰아붙이고 있다”면서 “이번을 계기로 투기의혹 해소와 함께 더 많은 관광객들이 찾았으면 좋겠다”고 호응했다.
지역민들의 이런 반응은 박 의원에게는 곤혹스럽기만 하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소속 당의 낮은 지지율과 세대교체 여론 등 가뜩이나 어려운 구도 속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손혜원 ‘열풍’까지 더해져 코너에 몰리고 있다.
지역 정가는 예상치 못한 손 의원 사건으로 박 의원이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고 보는 게 다수의 의견이다.
목포의 한 지방의원은 “원도심 주민들을 중심으로 손혜원을 편들고 박지원을 성토하는 분위기가 높다”면서 “불미스럽지만, 손 의원을 통해 목포가 많이 알려졌다는 생각에는 모두들 동의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박 의원 측은 손 의원 투기 논란이 자신과의 다툼으로 변질된 데 대해 당혹해 하면서 더 이상 말려들고 싶지 않다는 입장이다.
박 의원실 관계자는 “이번 사건의 본질은 손혜원과 박지원의 싸움이 아니다”면서 “손 의원 의혹은 본인 스스로 해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손 의원의 공격으로 (박지원) 의원님에 대한 목포 여론이 크게 나빠지지는 않았다”며 “그동안 목포 발전을 위해 노력해 온 성과와 추진했던 지역 현안들을 잘 마무리 해 내년 총선에서 유권자들의 심판을 받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손혜원 의원 관련해서는 더 이상 대응을 삼가면서 이번 설 연휴 지역구 민심잡기에 올인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31일 연휴 시작 하루 먼저 목포에 도착해 복지원, 공생원 등 불우시설 10여곳을 찾았고, 다음달에는 오전 5시부터 목포 수협 위판장, 항운노조, 목포우체국, 목포역 귀성객 맞이 등 하루에만 20여곳을 방문하는 등 강행군을 펼쳤다.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는 “노점상들이 아직 문을 열지 않았습니다. 어두워 얼굴을 알아볼 수 없기에 차에서 기다립니다”라며 새벽부터 시장을 방문한 내용을 올리고 “2시간을 ‘TV 나오는 박지원입니다’ 고함 지르며 구 청호시장의 새벽시장을 누볐다”고 밝혔다.
지역 분위기에 대해 정치권의 한 인사는 “목포 시민들은 박 의원이 지역을 생각해서 끝까지 손혜원을 편들었어야 한다고 생각을 하는 것 같다”며 “처음에는 옹호하다가 다시 비판하고 마지막에는 꼬리를 내리는 모습에 많이 실망했다”고 평가했다.
(목포=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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