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통 거듭하는 국회 정상화…‘강효상 논란’까지 설상가상

  • 뉴시스
  • 입력 2019년 5월 26일 1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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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트랙 사과·철회" vs "수용 불가" 팽팽
수석부대표 회동 가졌지만 입장 차만 재확인
'호프 회동' 이후 원내대표 회동 성사 미지수
전격 합의 가능성도…이번 주가 분수령 전망

국회 정상화를 위한 여야 협상이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정상화 ‘방식’을 놓고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한 치의 양보도 없는 팽팽한 기싸움을 지속하면서 급물살을 타는 듯했던 정국은 다시 안갯속에 갇혀버린 모습이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과 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는 지난 20일 ‘호프 회동’을 통해 국회 정상화에 공감대를 이뤘지만, 정상화 방안과 관련해서는 여전히 접점을 찾지 못한 상태다.

한국당이 국회 정상화 조건으로 선거제·개혁입법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대한 민주당의 사과 및 철회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4일에는 실무 협상을 담당하는 원내수석부대표들이 회동을 갖고 이 문제를 논의했지만 입장 차만 재확인했다.

이원욱 민주당 수석부대표는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큰 틀에서 이야기가 잘 됐다”고 전했다. 반면 정양석 한국당 수석부대표는 “이야기가 잘 됐다고 할 수 있나”라고 말해 미묘한 신경전을 보이기도 했다.

다만 중재역에 나선 이동섭 바른미래당 수석부대표는 “여당인 민주당이 한국당에게 최소한의 국회 복귀 명분을 만들어줘서 한국당을 협상의 틀로 불러들이는 통 큰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패스트트랙 문제 때문에 ‘동물국회’ 오명도 썼는데 서로 국민에게 사과하고 복귀하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렸다”며 “원내대표 회동을 가급적 빠른 시기에 할 것을 각 당 원내대표에게 건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호프 회동’ 당시만 해도 화기애애했던 분위기가 냉랭해지면서 원내대표 회동이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원내대표 취임 이후 한국당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기 위해 로키(low-key·절제된) 행보를 보였던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한국당의 패스트트랙 사과 및 철회 요구 이후 강경 발언을 내놓고 있다.

이 원내대표는 지난 24일 기자들과 만나 국회 정상화와 관련 “저는 굉장히 정성스럽게 (협상에) 임했고, 접점을 찾아갈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그런데 왜 갑자기 과도한 요구로 장애를 조성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3당 간 ‘통 큰’ 합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지금으로서는 쉽지 않은 것 같다”며 “마음 속에 일방적 승리에 대한 집착이나 혹은 자신만이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내려지지 않으면 접점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이런 가운데 강효상 한국당 의원의 ‘한미정상 간 통화내용 유출’ 논란은 정국을 더욱 꼬이게 하는 요소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민주당은 강 의원을 ‘외교상 기밀 누설’ 혐의 등으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이에 대해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지난 24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국회 정상화의 가장 큰 적은 집권당 내 이념 강화와 선명성 투쟁”이라며 “오직 제1야당을 적대시하는 모습만 보이고 있다”고 거세게 반발했다.

이처럼 여야가 ‘강 대 강’ 대치를 지속하면서 국회 정상화를 위한 돌파구 마련은 당분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장기간 국회 파행에 대한 여야의 부담이 적잖은 만큼 ‘전격 합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전날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집회를 끝으로 한국당이 지난 18일간 이어온 ‘민생투쟁 대장정’을 마무리하면서 이번 주가 국회 정상화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레 제기된다.

그러나 여야가 어렵게 국회 정상화에 합의하더라도 물리적인 시간을 고려할 때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비롯한 민생법안의 5월 임시국회 처리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회법에 따라 6월 임시국회는 자동 소집되지만 신경전이 계속될 경우 6월 역시 ‘빈손’ 국회로 끝날 가능성도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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