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가 한미 정상 간 통화 내용을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는 주미 한국대사관 소속 K공사참사관과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을 28일 형사고발한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외교부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30일 징계위원회에서 K참사관의 징계를 앞두고 있음에도 속전속결로 이뤄졌다. 외교부가 이례적으로 자체 징계 전에 신속히 법적고발을 한 것이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정상 통화 내용 유출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한국당을 정면 비판하고 나선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주재한 을지태극 국무회의 모두 발언에서 “국가의 외교상 기밀이 유출되고, 이를 정치권에서 정쟁의 소재로 이용하는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났다”며 “변명의 여지없이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정부로서는 공직자의 기밀 유출에 대해 국민들께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번 사건을 공직기강을 바로 세우는 계기로 삼고, 철저한 점검과 보완관리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유출 당사자인 K참사관을 포함해 이번 사건에 연관된 직원 2명에 대한 징계는 30일 오전 열리는 외교부 징계위에서 구체적으로 확정된다. K씨는 중징계 중에서도 가장 무거운 파면이나 해임이 예상된다. 다른 직원 2명은 강등이나 정직 등 중징계에서 다소 낮은 수준의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파면은 공무원연금이 50% 감액되며 5년간 공무원 임용이 금지된다. 해임은 원칙적으로 연금 감액이 없고 3년간 공직 임용이 안 된다.
앞서 K참사관은 지난 7일 한미 정상통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방일(25~28일) 직후 방한을 요청했다는 사실을 강 의원에게 알려준 혐의를 받고 있다. K참사관도 강 의원에게 급히 설명하다 실수로 일부 표현을 알려주게 됐다고 시인했다. 법적고발은 이 사안에 국한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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