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 잃을때까지 25분간 64차례 폭행”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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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보, 윤일병 사건 공소장 입수… 김관진 당시 국방장관 은폐 논란
野 “金, 사건 다음날 전모 보고받아”… 靑-軍 “엽기적 내용은 보고 못받아”

육군 28사단 윤 일병 폭행 사망사건과 관련해 이모 병장(26) 등 가해자 4명이 4월 6일 오후 4시 7분부터 윤 일병이 의식을 잃을 때까지 25분간 64차례에 걸쳐 무차별 폭행을 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 전에도 이날 0시부터 취침시간을 제외하곤 거의 매시간 폭행이 이어졌다. 오전 10시 10분경 가해자 중 한 명인 이모 상병은 “가슴을 많이 때려 윤 일병이 숨을 헐떡이고 있어 진료를 받아야 하지 않냐”고 말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오후에 폭행이 계속되면서 윤 일병을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6일 본보가 단독 입수한 윤 일병 사건 공소장과 1400여 쪽에 이르는 수사기록에 명시돼 있다.

국방부는 4월 김관진 당시 국방부 장관(현 대통령국가안보실장)의 지시로 전군 가혹행위 실태조사를 실시한 데 이어 7월 한 달간 특별 부대정밀진단도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본보가 단독 입수한 정밀진단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관심병사를 재분류한 데 이어 군 인성검사 프로그램을 한국국방연구원(KIDA)에 의뢰해 올해 12월까지 개선하기로 했다.

김 실장이 윤 일병 사건 후속조치를 취했지만 그에 대한 문책론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야권은 전날 권오성 육군참모총장이 사의를 표명하자 타깃을 김 실장에게로 옮겼다.

논란의 핵심은 김 실장이 이번 사건의 충격적 실체를 사전에 얼마나 알았느냐다. 미리 알고도 사건의 축소 은폐를 묵인했다면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야권이 집중 공략하는 부분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4월 8일 국방부 조사본부의 서면보고 문건에 ‘지속적으로 폭행 및 가혹행위를 한 사실이 확인됨’이라고 적혀 있었던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와 국방부는 “(보고 문건에) 최근 보도된 엽기적 내용은 없었다”며 “그럼에도 김 실장은 이 사건을 심각히 여기고 전국 실태조사를 지시했다”고 해명했다.

이재명 egija@donga.com·정성택 기자
#윤일병#구타#국방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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