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일병 사망직전 병원서 두차례 수혈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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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다출혈로 인한 쇼크사 의혹 커져… 軍 “死因은 기도폐쇄” 거듭 주장

집단 구타로 사망한 28사단 윤모 일병의 사망 원인을 놓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국방부는 8일에도 ‘뇌진탕에 의한 쇼크사가 아니라 기도 폐쇄에 의한 뇌손상’이라고 거듭 해명에 나섰지만 전문의들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여전히 미심쩍다는 반응이다.

국방부는 이날 정례브리핑에 국방과학수사연구소 박흥식 소장을 직접 참석시켰다. 박 소장은 “일반적으로 뇌진탕이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전날 민간단체인 군 인권센터가 윤 일병의 사망 원인을 뇌진탕에 따른 쇼크사로 제기한 데 대해 해명을 했지만 논란이 지속되자 추가 진화에 나선 것이다.

국방과학수사연구소 관계자는 “뇌진탕으로 쇼크사할 정도가 되려면 뇌출혈이 있어야 하지만 뇌출혈은 없었다”며 “윤 일병 머리의 멍은 두피와 두개골 사이에 발생한 것으로 뇌출혈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연천군보건의료원 내원 당시 윤 일병이 의학적으로 DOA(Death on Arrival·도착 시 이미 사망)라고 불리는 사망 상태였다”는 군인권센터의 주장도 반박했다.

윤 일병의 부러진 갈비뼈 15개에 대해 국방과학수사연구소 관계자는 “14개는 심폐소생술을 하다가 부러졌고 나머지 1개는 구타로 인해 부러진 것으로 추정된다”며 “구타로 부러진 갈비뼈가 비장을 찢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윤 일병이 숨을 거둔 의정부성모병원에서 두 차례에 걸쳐 500mL 수혈을 했던 것으로 밝혀져 과다 출혈에 의한 쇼크사 의혹은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다.

대학병원 전문의들도 의구심을 제기했다. 이근 길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보통 심폐소생술을 할 때 손에 깍지를 끼고 손바닥 쪽으로 가운데 가슴 쪽, 명치 부분을 5∼6cm 정도 내리치게 된다”며 “이때 그 주변 갈비뼈가 한두 개, 많으면 서너 개가 골절될 순 있지만 14개 정도까지 부러지긴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국종 아주대 의대 응급의학과 교수도 “14개가 전부 심폐소생술 때문에 부러졌다고 단정 짓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정성택 neone@donga.com·최지연 기자
#윤일병#구타사망#쇼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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