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 만지고 귀 깨물고 파리 먹이고… 육군 ‘兵暴과의 전쟁’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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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 않는 軍 가혹행위]일선 부대 폭력실태 진단… 근절 지시
목덜미 핥기 등 성추행 비일비재… 냉장고 가두고 안전띠로 목 졸라
반인권적 가혹행위도 상당수 적발… 軍 “관련 지휘관 엄중 문책” 경고

《 육군이 ‘병폭(兵暴)과의 전쟁’에 나섰다. 김요한 육군참모총장은 20일 반인권적이고 엽기적인 가혹행위가 지속되거나 이를 은폐하는 부대는 해체하고 해당 부대원들을 다른 부대로 전출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김 총장은 “병영폭력이 완전히 제거될 때까지 끈질기고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28사단 ‘윤 일병 폭행 사망 사건’을 계기로 육군이 최근 일선 부대의 병영 실태를 정밀 진단한 결과 구타와 엽기적 인권 침해, 성추행 등 가혹행위 사례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군 당국은 적발된 사안들을 군 수사기관에 넘겨 관련 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엄중 처벌할 방침이라고 20일 밝혔다. 김요한 육군참모총장은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반인권적이고 엽기적 가혹행위가 지속되거나 이를 은폐하는 부대는 즉각 해체하고, 관련 지휘관을 엄중 문책하겠다”고 경고했다. 특히 간부나 선임병들이 병사들을 상대로 벌인 성추행 사례가 그냥 둘 수 없는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판단에 따라 육군은 병영 내 동성 간 성추행 근절을 위한 총장 명의의 특별지시를 내리기로 했다.

실제로 이번에 적발된 병영 내 가혹행위에는 성추행 사례가 상당수 포함됐다.

강원 양양군의 모 사단에 근무 중인 A 일병은 지난달 23일부터 최근까지 손과 발로 후임병의 성기를 툭툭 건드리거나 만지는 등 추행한 혐의가 드러났다. 강원 화천군의 모 사단에선 선임병 3명이 올 4월부터 한 달여간 후임병 7명을 상대로 ‘볼에 뽀뽀하기’ ‘귀 깨물기’ ‘목덜미 핥기’ 등 30여 차례 추행한 혐의가 적발됐다. 강원 인제군의 모 사단 소속 B 상사는 6월 26일부터 8월 6일까지 행정병 5명의 성기를 만지거나 손으로 툭툭 치는 등 추행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이 밖에 경기 파주시의 부대 두 곳에서는 올 4월부터 이달 초까지 병장과 상병이 후임병 6명의 엉덩이를 만지고 껴안는 등 추행을 하고 임무수행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폭행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강원 춘천시의 한 부대에서도 올 1월부터 8월까지 병장이 후임병 5명에게 행동이 느리다며 수십 차례 폭행하고 유성펜으로 허벅지에 성기 그림을 그리는 등 추행을 했다는 혐의가 제기됐다.

반인권적 가혹행위도 적발됐다. 경기 포천시의 모 사단에서는 올 5월 C 상병이 근무요령을 숙지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후임병 2명을 대검으로 쿡쿡 찔렀다. 심지어 손으로 파리를 잡아 입에 넣는 등 가혹행위를 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강원 화천군의 한 부대에서는 올 4월부터 7월까지 상병이 대검으로 후임병 4명을 쿡쿡 찌르는 등 여러 차례 폭행을 하고 폐품 반납 예정인 부식 보관용 냉장고에 들어갔다가 나오도록 하는 가혹행위를 했다. 경기 남양주시의 한 부대에서는 D 중사가 병사들의 손을 줄로 묶은 채 구타하고 성기를 만지는 한편 안전띠로 목을 조르는 등의 가혹행위와 욕설을 했다는 제보가 접수돼 조사 중이라고 육군은 설명했다.

초급 간부 양성기관에서도 구타 가혹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올 6월부터 7월까지 학군단 소속 교관 2명은 하계 입영훈련 도중 학군후보생 30여 명의 상체를 발로 차고, 팬티 차림으로 포복하고 ‘원산폭격(머리박기)’하게 만드는 등 가혹행위를 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육군 관계자는 “장난이나 친근감 표시라는 이유로 이뤄진 고질적 병영 악습을 척결하기 위한 감찰 및 헌병활동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가혹행위#윤군#병영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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