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을 놓고 대립했던 여야가 이번에는 북한의 홍수 피해에 대한 인도적 지원 문제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새누리당은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강화되는 기조인 만큼 수해 지원에 신중해야 한다는 태도를 보였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20일 의원총회에서 “5차 핵실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그리고 위성 로켓 엔진 연소시험 등 핵·미사일 도발을 전면 중단해야 국제사회의 지원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국내 분위기가 북한 지원을 얘기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두 야당이 주장하는 인도적 차원의 홍수 피해 지원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대원칙이 선결돼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밖에 전제조건으로 △국민적 공감대 확산 △북한 당국의 공식적 지원 요청 △대한적십자사 차원의 현장 확인 △유엔의 식량배분 검증시스템 구축 등을 내걸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대북 제재와 별개로 인도적 차원의 지원을 강조하고 있다. 더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풍년으로 남아도는 쌀 재고량 소진을 위한 대응책을 주문하며 “과잉 생산된 쌀을 북한 홍수 피해 지역에 지원하고 필요하다면 (북한의) 옥수수 작물과 맞교환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에 “북한 수해에 인도적 차원의 구호품 전달은 인간의 최소한 도리가 아니냐”며 “북한의 5차 핵실험이 싫더라도 수해로 어려움에 처한 형제를 버리는 것은 죄악”이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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