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대장·사진)은 4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포대가 8∼10개월 안에 주한미군에 배치될 것이라고 밝혔다.
브룩스 사령관은 이날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육군협회 주최로 열린 조찬강연회에서 “사드 포대의 한국 전개는 한미동맹 차원의 결심으로 강한 의지를 갖고 추진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 이르면 내년 7월경 사드 포대 배치를 끝낼 것이라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지난달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외교·국방장관(2+2) 회의에서 양국은 사드를 가능한 한 빨리 한국에 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9월 말 사드 배치 지역으로 결정된 경북 성주군 초전면 롯데스카이힐 성주컨트리클럽에 대한 군 당국의 부지 매입과 조성 작업 등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브룩스 사령관은 또 최근 이순진 합참의장과 괌 미군기지의 사드 포대를 둘러본 사실을 언급하면서 “한국의 사드 포대는 괌 포대(기지)보다 큰 규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한미군의 재래식 군사력 증강 계획도 밝혔다. 그는 “한국에 주둔하는 주한미군의 아파치 공격헬기 수를 2배로 늘릴 예정”이라며 “한국군이 보유할 아파치 가디언(AH-64E) 전력과 같은 규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한미군은 2000년대 초까지 미 2사단 예하에 아파치 헬기 3개 대대를 배치했지만 2004년과 2009년 1개 대대씩 철수한 뒤 현재는 1개 대대(20여 대)만 운용 중이다. 이후 미군 당국은 미 본토와 해외 미군기지의 F-15, F-16 전투기 등을 한국에 순환 배치해 전력 공백을 메웠다. 군 관계자는 “유사시 북한의 전차와 자주포 등 대규모 기갑전력을 제거하고, 북한 공기부양정의 서북도서 기습 침투 저지를 위한 군사적 조치를 강화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북한의 핵위협에 대응한 전술핵의 주한미군 재배치론에 대해선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그는 “핵무기의 한반도 배치는 상황을 더 복잡하게 만들 것으로 본다”며 “한미 양국의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핵무기의 한반도 전개 없이도 (유사시) 미국의 대한(對韓) 확장억제 능력이 잘 적용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출동)명령이 떨어지면 즉각 확장억제 전력을 한반도에 전개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의 확장억제에 대한 한국 사회 일각의 불신을 잠재우고, ‘대북 핵대응론’의 확산을 막기 위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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