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적 靑 보고 양식과 달라”
金 전실장-한민구 첫 소환… 조사 마친 金 “관련 없다고 설명”
국군기무사령부의 계엄령 검토 문건을 수사 중인 합동수사단이 김관진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을 18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올해 7월 합수단이 수사에 착수한 이후 김 전 실장과 한 전 장관을 소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합수단은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6년 10월 촛불집회 당시 김 전 실장 지시로 국가안보실 소속 실무장교가 검토했다는 계엄령 관련 문건을 확보했다. 이 문건에는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아닌 육군참모총장을 계엄사령관으로 임명하는 방안과, 국회에서 계엄 해제 의결을 해도 계엄을 유지할 수 있는 방안 등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건의 양식은 통상적인 청와대 보고 양식은 아니라고 한다. 지난해 3월 기무사가 작성한 계엄령 문건에는 계엄사령관을 육군참모총장으로 한다고 돼 있다. 통상 계엄사령관은 합동참모본부 의장(군 서열 1위)이 맡도록 돼 있다.
합수단은 김 전 실장을 상대로 이 문건을 보고받았는지와 문건 작성을 지시한 이유 등을 추궁했다. 이날 약 11시간 이어진 조사를 마치고 나온 김 전 실장은 ‘계엄 문건 작성을 지시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관련이 없음을 충분히 설명했다”고 답했다.
한 전 장관은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미국 체류 중)에게 계엄령 검토 문건 작성을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 전 장관은 지난해 3월 기무사로부터 ‘전시 계엄 및 합수 업무 수행 방안’ 문건을 보고받았다. 한 전 장관은 “당시 더불어민주당의 군 위수령(소요 사태 등 발생 시 군 부대를 동원할 수 있는 대통령령) 폐지 관련 질의에 따라 관련 검토를 지시했을 뿐 내란 음모 혐의는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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