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국빈방중]문재인 대통령 “미생-완생 넘어 상생으로”
리커창 “민감 문제 잘 처리” 덧붙였지만… 사드 보복 부인하던 태도서 달라져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에서 불거진 중국 측의 홀대 논란, 중국인 경호원의 한국 기자단 집단폭행 등으로 곤혹스러워하던 청와대는 15일 문 대통령과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의 면담 결과에 반색했다. 전날 시진핑(習近平)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관련 4개 항목의 합의문을 이끌어낸 데 이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인한 중국의 경제 보복 조치 해제의 물꼬를 텄다고 봤기 때문이다.
리 총리는 문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중국의 경제 보복 조치를 우회적으로 언급했다. 리 총리는 “경제·무역 부처 간 소통채널 정지” “일부 한국 기업의 어려움”이라고 표현했다. 전날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이 사드 갈등을 “모두가 아는 이유”라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중국은 지금까지 경제 보복 조치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 리 총리는 “문 대통령님의 이번 방문을 계기로 그동안 중단됐던 양국 간 협력사업이 재가동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드 갈등을 딛고 양국 간 경제 교류가 다시 정상화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리 총리는 또 “(한중) 양측은 모두 봄날의 따뜻함을 기대하고 있다. 한중 관계의 봄날도 기대할 만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양국 관계가 바둑으로 비유하면 미생(未生)의 시기를 거쳐 완생(完生)의 시기를 이루고, 또 완생을 넘어 앞으로 상생의 시기를 함께 맞이하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한중이 경제 분야 협력 사업 재가동에 동의하면서 전날 정상회담에서 체결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투자 분야 협상 개시 등 7건의 양해각서(MOU)의 후속 조치를 실행하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또 미세먼지 공동 저감, 4차 산업혁명 공동 대응 등을 제안했다. 이에 리 총리는 “한중 간의 근본적 이해충돌이 없다”고 긍정적으로 화답했다.
다만 리 총리는 “양국은 민감한 문제를 잘 처리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외교 소식통은 “시 주석이 비공개 정상회담에서 사드 문제를 다시 언급한 것처럼 중국은 완벽히 ‘사드 이전’으로 돌아가기까지 다소 시간을 더 둘 것 같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리 총리 면담에 앞서 만난 장더장(張德江)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도 “양국은 사드의 단계적 처리에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단계적 처리’에 대해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현 단계에서 (완전히) 해결하지 않고, 현재로서는 미완으로 남긴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가 “사드는 봉인”이라고 표현했던 10월 말 양국 합의문을 다시 확인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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