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發 훈풍에 여행수지 적자 폭 23개월來 최저
국내서 쓴 돈도 늘어…도소매·숙박음식업 고용 자극
중국 정부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로 부진을 이어온 여행업종이 되살아날 조짐을 보인다. 중국인 관광객이 다시 유입되기 시작하면서 여행수지 적자 규모는 23개월 만에 가장 적은 수준까지 줄었다.
한국은행은 6일 ‘2018년 10월 국제수지(잠정)’ 발표를 통해 여행수지가 9억5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16년 11월(-7억5000만달러) 이후 23개월 만에 가장 작은 적자 규모다.
올해 1월 여행수지 적자 규모는 두 배 이상인 21억5560만달러였다. 여행수지 적자가 줄고 있는 것은 중국인과 일본인 관광객 입국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기준으로 8개월 연속 늘어났고, 출국자 수가 지난해보다 줄어든 영향이 큰 것으로 해석한다.
국내 여행수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중국인 입국자 수는 지난 10월 47만5000명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34만5000명보다 37.6% 늘어난 수치다. 중국 정부는 아직 한한령(한국 단체관광 금지령)을 전면적으로 풀지는 않았다. 하지만 베이징, 상하이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해제 지역이 꾸준히 늘고 있다.
같은 기간 일본인 입국자 수도 29만명을 기록해 61.7% 증가했다. 반면 내국인 출국자 수는 234만8000명으로 지난해 10월보다 5.2% 증가한 데 그쳤다.
여행수지에서 눈여겨 볼만한 점은 밖에서 쓴 돈보다 안에서 쓴 돈이 많아졌다는 점이다. 10월 국내에서 외국인이 쓴 여행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억6000만 달러 증가한 15억4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반면 해외에서 쓴 여행지급은 2억6000만 달러 줄어든 24억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외국인 관광객 수 증가는 침체하고 있는 내수 경기에 자극이 될 수 있다. 특히 침체한 도소매·숙박음식업 고용 부문이 정상화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0월 숙박음식업 취업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만7000명(-4.2%) 감소하며 지난해 6월(-4만4000명)부터 17개월 연속 감소세다.
아직 고용에 반영되지는 않았지만, 통상적으로 관광객 증가에 따른 고용 증대 효과가 1~2분기 이후 발생하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4분기나 내년 초부터 일정 수준 이상의 고용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한은도 지난 10월 ‘2018∼2019 경제전망’을 통해 한은은 도소매·숙박음식업과 인력파견업 등을 중심으로 하는 서비스업의 고용부진으로 인해 전체적인 고용상황이 악화됐다는 분석을 내놨다. 특히 숙박·음식업 고용 부진의 원인으로 중국인 관광객 감소를 꼽았다. 관광객이 증가 추세로 돌아선 만큼 고용이 늘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
각종 지표에서 중국인 관광객 유입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만큼 사드 보복으로 인한 여파가 사라질 것으로 기대한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회복되기 위한 조건들(온라인 여행 상품 판매, 전세기 증편 등)이 이른 시일 안에 해결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내년 3월에서 5월 사이부터 본격적인 회복세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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