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케이 “문 대통령의 對日 자세, 지킬앤하이드 같아”

  • 뉴시스
  • 입력 2019년 8월 23일 10시 43분


"광복절 연설에선 대화 자세"
"문대통령 세계관, 한반도를 축으로 돌아"
"대일관계 개선 시나리오 풍전등화"

우리 정부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으로 한일 관계 악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을 대할 때 두 얼굴을 사용한다는 일본 언론의 분석이 나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의 미네기시 히로시(峯岸博) 편집위원은 23일 “문 대통령의 대일 자세는 지킬앤하이드”라는 기사에서 문 대통령이 일본에 대해 ‘2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이 광복절 연설에서는 일본에게 대화의 제스처를 보냈으나 ‘강경’ 대일 외교의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미네기시 위원은 지난해 3월 문 대통령과 접할 기회가 있었다면서 그가 웃는 얼굴에 신사적인 사람이었다고 회상했다. 또 문 대통령이 일본과의 관계를 만회하려는 말에 거짓이 없어보였다고 전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일본과 역사문제’에 대해서는 입장을 빠르게 바꿨다면서 “학생운동을 거쳐 인권 변호사의 길을 선택한 혁신계 정치가의 얼굴로 돌아와 일본에 주먹을 들어올렸다”고 비판했다.

우선 지난 2일 문 대통령은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수출우대국)에서 제외할 때만 해도 “가해자인 일본이 적반하장으로 오히려 큰소리치는 상황을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 “다시는 일본에게 지지 않을 것”이라며 기세가 대단했다고 평가했다.

지난 9일 개각에서도 문 대통령은 대일 강경파로 알려진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법무장관 후보로 지명했으며, 일본의 백색국가 제외 조치로 타격이 큰 반도체 분야의 권위자 최기영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를 기용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지난 15일 광복절 연설에서 강제징용 문제 등 역사문제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고 일본과 ‘손을 잡겠다’고 강조했다. 당시 일본 언론들은 문 대통령이 일본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고 협력을 호소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지난 22일 청와대가 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하면서 다시 대일 강경 자세로 전환했다.

미네기시는 문 대통령이 “반일 정치가라기 보다는 일본을 대하는 확고한 이념이 없는 것이 실상”라고 비꼬았다.

또한 문 대통령이 지난해 광복절 연설에서도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한일 관계를 미래 지향적으로 발전시키겠다”고 언급했으나 이후 ‘일본군 위안부 화해·치유재단’의 일방적 해체와 강제징용 문제 등으로 일본 정부와 국민을 실망시켰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은 “문 대통령의 세계관은 한반도를 축으로 돌고 있으며 일본은 톱니바퀴 가운데 하나 정도로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번 지소미아 종료로 오는 10월 일본에서 열리는 일왕 즉위식 때까지 대일 관계를 타개하려했던 한국 내 시나리오는 풍전등화가 됐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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