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가 닷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일본이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 철회 불가 방침을 밝히면서 지소미아 연장을 위한 막판 외교전이 난관에 부딪히고 있다. 17일 한일 국방장관 회담에서도 반전의 모멘텀을 마련하지 못한 가운데 미국은 한일관계 개선 가능성을 언급하며 지소미아 복원 압박을 이어갔다.
미국 국무부 고위당국자는 23일 0시 종료되는 지소미아와 관련해 “해군 식 비유를 하면, 오랫동안 내려가고 있었던 (한일관계의) 뱃머리가 올라오기 시작했다”고 15일(현지 시간) 말했다. 이 관계자는 “양국은 관계를 다시 전진시킬 수 있는 무언가(계기)를 얻을 필요가 있고 우리는 이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다”며 “나는 희망적”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수출규제 조치 철회에 선을 그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17일 “(일본) 정부는 한국이 지소미아 유지의 조건으로 요구하는 한국에 대한 수출관리엄격화(수출규제강화) 조치 철회에 대해 응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15일 최종 결정하고, 미국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한국이 먼저 강제징용 문제 해법을 찾지 않으면 수출규제 조치를 철회할 수 없다는 의미다.
이에 청와대 관계자는 “지소미아 연장의 가능성을 닫을 수는 없다”면서도 “한일간 현안이 풀리길 바라며 그 전까지는 우리의 원칙을 훼손하면서 지소미아를 연장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날 태국 방콕에서 열린 한일 국방장관 회담에서도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방위상은 지소미아에 대한 접점을 찾지 못했다. 정 장관은 회담 후 지소미아에 대해 “원론적인 수준에서가 얘기가 됐다”며 “외교적으로 잘 풀릴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주문했다”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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