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미아 종료 D-5]日언론 “지소미아 종료 불가피 전망”
불산액 수출은 규제 이후 첫 허가… WTO 분쟁서 명분 세우기용인 듯
일본 정부와 안보 전문가 사이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연장은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방한 중인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을 만나 “안보상 신뢰할 수 없다는 이유로 수출 규제 조치를 취한 일본에 군사정보를 공유하기 어렵다”고 말한 데다 일본 정부는 ‘수출 규제 강화 조치를 철회할 수 없다’고 최종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17일 “한국에 대한 수출관리엄격화(수출 규제 강화) 조치 철회에 대해 응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15일 최종 결정하고, 미국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한일 외교 당국 간 협의와 한미 회담 등을 감안해 15일 수출 규제 강화 조치에 대해 다시 검토했지만 기존 입장 유지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일본 NHK방송은 16일 “일본 정부 내에 지소미아 실효(失效)가 불가피하다는 견해가 강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NHK는 17일 태국에서 열린 한일 국방장관 회담 결과를 전하며 “고노 다로(河野太郞) 방위상이 지소미아 파기 결정을 재고하도록 요구했지만 회담은 평행선으로 끝났다”고 했다.
아사히신문은 16일 사설에서 “지소미아가 종료되면 한일 관계뿐만 아니라 한미일 3국 간 협력에도 타격이 될 것”이라며 “한국 정부가 현명한 판단을 하고 일본 정부도 수출 규제와 관련한 강경한 태도를 누그러뜨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은 7월 수출 규제에 나선 이후 처음 액체 불화수소(불산액) 한국 수출을 허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7월 이후 일본은 3가지 규제 품목 가운데 포토레지스트와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다른 품목에 대해서는 제한적으로 수출을 허가했지만 불산액만큼은 1건도 허가하지 않았다.
17일 반도체 업계와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달 15일 불산액 수출 2건을 허가했다. 일본 스텔라케미파 측은 7월 한국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불산액을 수출하려고 일본 정부에 신청했지만 서류 미비 등을 이유로 반려됐다.
한국 정부는 일본의 이번 허가가 한국의 세계무역기구(WTO) 제소에 따른 분쟁 과정에서 명분을 세우기 위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수출 규제 철회 조짐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일본은 미국과 국제사회를 상대로 자신들이 제대로 수출 허가를 하고 있는데 한국이 양국 간 신뢰 저하를 이유로 성급하게 지소미아 종료를 선언했다고 주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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