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19일 자국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강화 조치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재연장 문제를 연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NHK·지지통신에 따르면 가지야마 히로시(梶山弘志) 일본 경제산업상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올 7월부터 시행 중인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강화 조치와 관련, “(이런 조치는) 원래 다른 나라와 협의해 결정할 만한 성질의 것이 아니다”면서 “지소미아와는 전혀 차원이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자국 기업들을 상대로 한 한국 대법원의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 피해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올 7월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 관련 핵심소재의 대한국 수출규제를 강화했으며, 8월엔 한국을 전략물자 수출시 절차상 우대혜택을 부여하는 우방국(화이트국가) 명단에서도 제외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정부는 일본 측의 화이트국가 제외 조치로 “양국 안보 협력 관계에 중대한 변화가 초래됐다”고 판단, 오는 23일 종료되는 한일 지소미아를 재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한국 정부는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한 미국·일본의 우려와 반발이 커지자, “일본 측이 화이트국가 제외 등 수출규제 강화 조치를 철회할 경우 지소미아 종료를 재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은 상황.
그러나 가지야마 경산상은 이날 회견에서 “한국이 차원이 다른 두 사안을 연계하고 있다”며 “한국 측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있는 게 아니다”고 강변했다.
가지야마 경산상은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완화 가능성에 대한 질문엔 “(한국 측의) 부적절한 사례가 해소되는 게 조건”이라고 답했다.
이런 가운데 한일 양국 정부 당국자들은 19일 오전(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 세계무역기구(WTO) 본부에서 만나 일본의 수출규제와 관련한 제2차 양자협의를 벌일 예정이다. 한일 양자협의는 한국 정부가 수출규제 문제와 관련해 일본을 WTO에 제소한 데 따른 것으로서 양국은 지난달 10일 1차 협의를 진행했다.
가지야마 경산상은 “(일본의 조치는) WTO 협정에 정합적(整合的·꼭 들어맞음)”이라며이번 2차 양국 간 협의에서도 “일본의 입장을 주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