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미아 종료돼도 우리에게 영향 거의 없다"
"우리와 일본 정보 다 합해도 미국의 10분의 1"
"일본 영상·신호 정보 못 받으면 우리가 손해"
"北 비핵화 달성하기까진 지소미야 유지해야"
"일단 '한미일 정보공유약정(TISA)' 강화해야"
"한일 간 신뢰 회복되면 지소미아 다시 체결"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실제 종료 시 군사 정보 분야에 미칠 파급력을 놓고 엇갈린 관측들이 나오고 있다. 국방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실질적인 타격이나 큰 변화는 없을 것이란 평가가 나오는 한편, 일본의 정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대북 정찰에 차질이 있을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20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지소미아가 종료돼도 당장 우리에게 오는 영향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며 “오히려 우리보다 일본이 그동안 지소미아로 수혜를 많이 봤다”고 견해를 밝혔다.
류 연구위원은 “올해 일본의 정보 판단이 틀린 경우가 잦았다. 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SLBM) 초도 평가 당시 일본이 실수했고 수정하는 데 4시간이 걸렸다”며 “우리보다 일본이 지소미아 종료로 인한 피해가 더 큰 것은 사실”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우리가 일본과 정보를 교환한 건수도 그렇게 많지 않다. 지금처럼 분위기가 안 좋으면 정보 교류의 수준과 범위에 어차피 문제가 생긴다”며 “작년 초계기 사건 때부터 패턴을 보면 일본은 우리를 동맹으로 인식하지 않고 있다고 보일 정도”라고 이미 지소미아의 의미가 퇴색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류 연구위원은 지소미아 종료 후 대안과 관련해 “올 연말이나 내년 초 북한이 대륙간 탄도미사일이나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발사를 다시 시작하면 일본 본토 상공을 지나갈 수 있는데, 그 때 낙하지점 쪽 정보를 우리가 수집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그 쪽 정보를 우리가 추가로 수집하려면 정보를 수집할 자산을 태평양으로 보내거나 한미 동맹을 통하면 된다”고 견해를 밝혔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항공우주·기계학부 교수도 지소미아 종료 후 군사 정보 측면에서 큰 타격이 있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장 교수는 “지소미아는 정보 측면에서 큰 의미가 없다”며 “우리와 일본의 각종 정보 감시 정찰 정보를 다 합해도 미국의 10분의 1도 안 된다. 실질적으로 미국이 다 알아서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이나 일본보다는 미국이 지소미아에 더 매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의 확장에 대비해 한미일 동맹이 강고함을 보여주고 싶어 하는데 우리가 지소미아를 종료하려고 하니 기분이 나쁜 것”이라고 짚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지소미아 종료 시 대북 군사 정보 측면에서 어려움이 생긴다고 보고 있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지소미아가 종료되면 일본이 가진 강점인 정찰 위성을 통한 영상정보 수집, 그리고 감청 정찰기를 통한 신호정보 수집 등을 우리가 대체해야 한다. 그 수량이 어마어마하다”며 “그런 정보를 못 받게 돼 우려된다”고 밝혔다.
신 대표는 한미일 정보공유약정(TISA·티사)을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티사는 웃기는 얘기”라며 “우리가 지소미아를 안 하겠다고 하는데 미국이나 일본이 티사 정보를 줄 리 없다. 그걸 기대하는 것 자체가 뻔뻔스러운 일”이라고 일축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도 “지소미아는 북한 핵과 미사일 관련 동향 및 비밀을 취급하기 용이하게 하는 협정인데 이게 종료되면 이런 비밀을 주고받는 게 까다로워진다”며 “북한이 가진 미사일 정보는 일본도, 우리도 전부 파악하기는 어렵다. 한미일 정보자산을 융합해 동향을 파악하면 혼자 하는 것보다 정확하다”고 지적했다.
신 사무국장은 또 “그런 정보를 취급하지 못하면 북한 비핵화를 앞두고 실제로 북한이 비핵화를 하는지를 알 수 없다”며 “북한이 완벽하게 비핵화하기 전까지는 지소미아를 유지하는 게 정상”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한일 관계 회복 후 다시 지소미아를 체결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된다.
문성묵 한국전략연구소 통일전략연구센터장은 “티사 체제로 가면 미국을 경유해야 하고 정보의 효율성이나 정확성, 효과성이 떨어진다. 일단은 티사 체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며 “지소미아가 종료돼도 한일 간 신뢰가 회복되면 다시 지소미아를 맺을 수 있다. 그런 것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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