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이 1박3일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했다가 귀국한 것으로 20일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18일 미국 워싱턴 D.C.로 출국했던 김 차장은 이날 오후 귀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차장이 지소미아 종료 닷새를 앞두고 돌연 미국을 찾았다는 점에서 백악관 고위 관계자를 비롯한 국무부 주요 인사들에게 지소미아 종료가 불가피하다는 정부 입장을 전달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 차장은 일본의 수출규제와 그에 따른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가장 깊게 관여해 온 인물 중 한 명이다. 지난 7월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우대국 명단) 배제 조치 이후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 발표 전까지 약 한 달 간 백악관과 지속적으로 관련 논의를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특히 일본이 먼저 한국과 안보 신뢰 관계를 유지하기 어렵다며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를 취한 상황에서 지소미아 연장의 명분이 없다는 점을 반복해서 설명하는 ‘키 맨’(key man·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해 온 것으로 평가받는다.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 땐 한일 양국 간 안보협력이 매우 어려워 질 수 있다는 정부의 우려를 미국에 전달했고 이를 통해 미국의 적절한 관여를 유도한 것도 김 차장의 노력이 반영된 결과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노력 끝에 미국으로부터 지소미아 종료와 화이트리스트 배제 시행을 동시에 멈추자는 내용의 이른바 ‘스탠드 스틸’(Stand Still) 합의 제시까지 이끌어 냈지만 일본 측의 거부로 인해 결국 최악의 상황을 피하지는 못했다.
따라서 김 차장은 이번 방미 기간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한 책임은 일본 측에 있다는 우리 정부 입장을 미국 측에 분명히 전달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지소미아는 한일 간의 문제라는 점을 설명하면서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과 연계시켜서는 안 된다는 점도 함께 강조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국민과의 대화’에서 “일본이 지소미아의 종료를 원하지 않는다면 수출통제 조치와 함께 그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을 한국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해 나가야할 것”이라며 일본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 없이는 지소미아 종료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분명히 한 바 있다.
또 문 대통령이 일본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방위비 지출액이 한국보다 현저히 적다며 한국이 그동안 일본의 ‘안보 방파제’ 역할을 해왔다고 강조한 것도 지소미아 종료 결정과 방위비 분담금 협상 사이에 존재하는 미국으로부터의 무형의 압박을 견제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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